장영주 칼럼-‘또다시 꿈은 이루어졌다’
장영주 칼럼-‘또다시 꿈은 이루어졌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2.14 17:2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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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화가
장영주/국학원 상임고문·화가-'또다시 꿈은 이루어졌다'

월드컵의 12번째 선수인 대한민국 축구 대표 팀 공식 응원단 붉은악마의 앰블럼은 도깨비 문양이다. 이 모습은 거북선과 판옥선이 뱃머리 아래에도 있고 조선 수군의 방패에도 그려져 있다. 험상궂은 얼굴 문양은 우리 겨레 최초의 국가인 배달국의 14대 환웅천황이신 치우(蚩尤, 자오지)께서 ‘동두철액(銅頭鐵額)’을 쓴 모습이다.

동두철액은 구리머리와 쇠 이마의 철제투구라는 뜻이다. '사기정의'와 '규원사화'에 따르면 인류 최초의 청동기 문화는 4,700년 전, 배달국의 14세 치우천황부터 시작되었다. '관자'의 '지수'편에는 "치우천황이 갈로산· 옹호산의 쇠와 수금을 캐어 투구·갑옷·칼·창 등을 만들었다(葛盧之山發而出水, 金從之, 蚩尤受而制之以爲劍鎧矛戟)라는 기록이 사실을 입증한다. 최근 조사 발굴에 의하면 단군조선의 강역인 만주 요령성 지역의 청동기 문화 개시 연대는 지금부터 4,400년 전이다.

이에 비하여 중국 황하 유역에서 가장 오래된 청동기 문화인 하남성의 이리두 문화(하나라 유적)는 4,000년 전의 것이다. 문헌 기록만이 아니라 고고학으로도 우리겨레의 청동기 문화가 중국보다 400년에서 700년을 앞서 있음을 알 수 있다.

‘철(鐵)’의 옛 글자는 ‘철(金+夷)'이다. ’동이족의 쇠'라는 뜻으로 '철(金+夷)'이므로 이 또한 동이족의 황제인 치우천황이 처음 철을 제련했기 때문이다. 전투에서 나무 창, 몽둥이, 돌화살을 사용하던 때에 상대가 쇠칼과 투구, 갑주를 쓰고 말을 타고 나타났으니 얼마나 두려웠겠는가? 연전연승의 군신으로 모셔진 치우천황의 별칭은 ‘둑신(纛神)’이다.

왕이나 장군의 행차 길에 앞세운 깃발을 둑기(纛旗)라고 한다. 무인들이 임지로 떠나기 전이나 전투에 앞서 이 깃발을 모시고 지내는 제사를 둑제(뚝제)라고 한다. 서울 한강의 `뚝섬`은 둑신을 모신 사당이 있기에 붙여진 지명이다. 난중일기에는 장군께서 둑제를 집전하는 기록이 3번 나온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잘 아는 분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다. 그럼에도 누구도 잘 모르는 것이 ‘장군의 마음’이다. 시중의 서가에는 장군에 대한 수많은 전기와 기록들이 가득하다. 혹자는 23전 23전승의 불패를, 누구는 신묘한 작전을 위주로, 누구는 장군의 기구한 운명을 힘주어 말한다. 칼날위의 찰라에 생사가 걸린 무장으로서의 최상승의 전문성과 강철 같은 의지로 전투에 임하는 것이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다.

장군에게 또 다른 색을 덧칠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는 왠지 장군의 혈관을 타고 내려오는 철학을 말하고 싶었다. 장군은 스스로 자신의 철학에 대하여 이야기 한 적은 없다. 그러나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이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발견하기는 어렵지 않다. 가족에 대한 지극한 효심, 나라에 대한 충심, 그리고 전쟁의 원흉을 뿌리 뽑아 새롭게 평화를 이루려는 도심이 곧 장군의 내면이자 본연의 마음이 아닐 수 없다.

그 마음은 곧 단군조선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철학에 뿌리 두고 있다. 아득히 오래된 홍익이란 단어는 그러나 헌법 정신에 기초하여 제정된 지금의 대한민국 교육법에 또렷이 명시되어 있다. 1949년 12월 31일 법률 제86호로 공포된'교육법'은 홍익인간 정신을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으로 정립하였다. 공기처럼 느끼지는 못하지만 ‘홍익’은 언제나 우리의 정체성이라는 것이 법으로 명기 되어 있음은 놀랍고도 엄연한 사실이다.

월드컵의 원정 두 번째 승리로 16강에 올랐다. 우리는 뛰어난 머리와 근면한 성품과 뜨거운 열정의 주인공이다. 우리의 잠재력을 모두를 위해 모든 것을 마음껏 펼치자. 우선 대한민국도 가정을 사랑하는 효심과 나라를 구하는 충심으로 부국강병을 이루자. 그리고 핏줄로 물려받은 철학으로 지구촌에 평화를 제공하자.

그것이 법으로 인증된 모두를 이롭게 하는 홍익의 마음이다. 바야흐로 오래된 미래가 활짝 펼쳐지고 있다. 바다만이 아닌 하늘을 날고, 쇠가 아닌 황금의 거북선을 발명 할 수도 있다.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 문화, 철학의 대국을 이루자. 국운이 상승하고 있다. 물들어 올 때 노를 젓자. 치우천황의 후손, 붉은 악마의 꿈은 또다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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