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부모유기질지우(父母唯其疾之憂)
칼럼-부모유기질지우(父母唯其疾之憂)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2.12.26 16:2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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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상국립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상국립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부모유기질지우(父母唯其疾之憂)

위 말은 ‘부모는 오직 자식이 병들지 않을까 그것만을 걱정한다.’ ‘논어’(위정편) 6장에 나오는 내용이다. 하도 세상이 변하고 변하여 불효자가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뻔뻔하게 살아가는 모습들이 안타까워 인간사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이기에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아버지가 불효자식을 고발한 사례 두 가지를 소개하여 동방예의지국이라 자랑해 왔던 이 나라에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소망에서 귀감으로 삼았으면 한다.

첫 번째 사례:1994년 5월 19일 목요일 밤 12시경,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살해한 후 집에 불을 지른 패륜아 박00(1971~ )은 서울에서 고려한약을 운영하는 아버지 박00(1947~1994·47세)와 어머니 조00(1948~1994·46세)의 2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990년 서울의 압구정 현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원광대학교에 입학하였으나 대학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듬해 11월 휴학하고 군에 입대하여 1993년 7월 제대한 뒤 복학을 하지 않고, 미국 유학을 보내 달라며 부모를 졸라 동년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근교의 한 어학원에서 실시하는 8개월 과정의 영어연수프로그램에 등록하여 8평 규모 아파트에서 혼자 자취 생활을 시작했지만 학원 생활마저 적응하지 못하다가 그와 비슷한 처지의 유학생을 만나 도박에 빠져들고 말았다. 그곳에서 많은 돈을 잃게 되자, 아버지가 사실을 알게 되어 아버지로부터 당장 돌아오라는 명을 받고 귀국했는데 아버지로부터 “호적을 파가라”, “너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놈이다”라는 말에 격분하여 범행을 결심하였다. 결국 5월 19일 밤 12시 경,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피가 옷에 묻었을 경우 자신의 범행이 발각될 것을 대비해 옷을 모두 다 벗은 뒤 알몸인 채로 100억 원대 유산을 가로채기 위해 부모가 잠든 방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후, 집에 불을 질러 증거를 인멸하였지만 경찰조사에서 부모의 재산을 노리고 범죄를 저지른 사실을 자백하였다. 동년 11월 5일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되었으나 곧 항소했고, 2심에서도 사형이 선고되었다. 그리고 상고했으나 3심에서도 곧 사형이 선고되어(상고기각) 결국 1995년 8월 26일 사형이 확정되었다. 부모를 죽이고도 항소하고 상고하는 이런 자식…? 박00이 노린 부모가 남긴 100억 원대의 재산은 단 한 푼도 자신에게 상속되지 않았고 그의 동생에게 상속되었다.

두 번째 사례:2000년대 중반에 불효막심한 패륜아 아들(41세)을 서울지법 민사합의 49부에 소송을 제기한 아버지 조씨(66세)의 소송 사유를 들어보자. ‘이제까지 키우고, 먹이고, 가르치며 외국으로 유학까지 보낸 비용, 결혼자금, 주택 구입까지 해 줬는데 어머니를 문전박대하고 2005년부터 연락도 끊고 사는 효심을 저버린 아들이 너무 야속하고 억울해 7억 원을 돌려 달라. 효도는 인성의 근본인데 불효막심한 아들에게 앞으로 상주 노릇까지도 못하게 모든 권리를 박탈해 달라.’ ‘상주노릇까지도 못하게 모든 권리를 박탈해 달라.’라는 말미(末尾)가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다. 아들은 세계적인 회사의 한국지사 고위직에 근무하며 잘 먹고 잘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이런 막가파 세상인 오늘날의 우리 사회가 비단 이런 불효한 한 가정뿐일까?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이런 아비, 어미를 보고 자란 그 자식은 나중에 그보다 더 큰 불효로 보답할 것은 하늘의 이치이다. 여기는 에누리가 없다. 천벌을 받을 놈…

반세기 전만 해도 우리나라 대한민국 하면 이 지구상에서 삼강오륜(三綱五倫)과 어른을 공경하는 장유유서(長幼有序)의 미풍양속(美風良俗)과 조상숭배(祖上崇拜) 정신과 부모공경(父母恭敬)의 예절이 가장 으뜸인 나라라고 서양인들이 칭송해 마지않던 나라가 아니었던가! 심지어는 이웃 나라 일본이나 중국에서까지도 한국인들의 모범적 예절 문화와 효(孝) 사상을 높이 우러를 정도로 부러워하지 않았던가! 지구상에서 가장 못산다고 하는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행복 만족도가 세계 1위라는데 그 이유를 알아보니 낳아준 부모공경과 자기 분수에 만족하는 ‘훈훈한 마음이 부자’라고 한다. 이웃 나라 일본에 비해 인구가 40%밖에 안 되는 우리나라가 고소 고발이 일본보다 수십 배나 된다고 한다. 이런 통계 수치는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윤석열 정부 3대 개혁과제가 발표되었다. 교육·노동·연금이라고 한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과거의 명성을 되찾도록 삼강(三剛)과 오륜(五倫)의 인간 기본이 되도록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지지를 보내면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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