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일해 공원 명칭 변경 논란에 대한 제언
기고-일해 공원 명칭 변경 논란에 대한 제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1.11 15:0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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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석/합천녹색꽃화원 대표
이한석/합천녹색꽃화원 대표-일해 공원 명칭 변경 논란에 대한 제언

새해는 착하고 유한 성품을 가진 검은 토끼의 해 희망 찬 계묘년이다. 그러나 왠지 새 희망을 기대하기보단 소멸 위기에 처한 합천군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오늘날 합천군은 오래전부터 급격한 인구 감소 문제 때문에 경남에서 가장 먼저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매년 중앙 정부로부터 경고를 받아올 정도로 지역 상황이 아주 심각한 상태에 놓여있다.

이런 현실인데도 매년 5월이면 연례 행사처럼 일해 공원 명칭 변경 문제로 합천인들 간에 갈등하고 분열하면서 전국에 대망신을 당하는 일이 십수 년 간 반복되어 오고 있다. 정말 안타깝고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일해 공원 명칭 변경 문제를 이해하는데 참고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일반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나름대로 간추려 한번 짚어본다.

일전에 필자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합천에 남긴 흔적'이라는 기고문에서 구) 새천년 생명의 숲 (현 일해공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 정부가 합천댐을 건설하여 확보해 놓은 부지 위에 김대중 전 대통령 정부가 본 공원 조성 사업을 착공했으며 그 후 노무현 전 대통령 정부가 완공한 사실을 서술한 바가 있다. 이렇게 이루어진 과정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묘한 일이 있음을 발견할 수가 있다.

그리고 당초 사용했던 새천년 생명의 숲 명칭은 본 공원 조성 사업이 완공될 때까지만 한시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던 공사 명칭이며 완공 후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합천군)의 상징성을 담은 명칭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당초 사업 지침에 명시되어 있다는 것을 당시 업무 담당 부서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명칭은 법적 근거가 없는 일개 공사 명칭인데도 이 명칭으로 변경 복원하자는 주장은 사업 지침과 일반 상식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전두환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흔적으로는 합천 다목적댐과 함께 구) 국도 33호선과 24호선의 2차선 확 포장 그리고 88 올림픽 고속도로 등이 합천에 있다. 이런 큰 흔적들을 그대로 두고 유독'일해'라는 두 글자만 흔적 지우기 차원에서 지워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아주 부족한 주장으로 보인다.

그리고 특정 지역민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을 신처럼 받들면서 존경하며 지지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 합천인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며 존경하는 것은 인지상정의 당연한 정서이며 성향인데도 애써 부정하는 모습에 등을 돌린 것으로 보여진다.

모든 역사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좋은 역사와 나쁜 역사가 공존할 수밖에 없고 공히 나름대로의 보존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유독 '일해' 두 글자에 나쁜 역사라는 프레임을 씌워 지워야 한다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주장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우리 합천인들이 일해 공원 명칭 변경 주장을 동의하지 않고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쌍방 합의에 의해 합천인들 상대로 일해 공원 명칭 변경 찬반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무조건 부정하는 행위인 것 같다.

지금까지 열거한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오늘날까지 십수 년 동안 얼마나 미약한 명분과 모순된 논리로 일해 공원 명칭 변경을 무모하게 주장해왔는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짧은 두레박줄로 깊은 우물을 퍼 올릴 수 없다는 말처럼 우리 합천인들이 납득하고 동의할 수 있는 합천군의 상징성이 담긴 공원 명칭과 함께 새로운 명분과 논리를 개발하는 등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일해 공원 명칭 변경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감히 제언한다.

아울러 오늘날 합천군의 현실을 감안해 우리 합천인들의 모든 지혜와 역량을 합천군 소멸 위기 극복에 총동원할 수 있도록 대승적 차원에서 일해 공원 명칭 변경 주장을 당분간 중단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 주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소망 해 본다. 기회는 오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계묘년 새해는 합천군이 만사 형통하여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원년이 되기를 그리고 우리 합천인들은 운수 대통하여 늘 좋은 일로 즐겁고 행복한 삶이 영위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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