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독도는 우리 땅(2)
도민칼럼-독도는 우리 땅(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1.12 15:0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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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선/시조시인·작가
강병선/시조시인·작가-독도는 우리 땅(2)

울릉도를 떠난 독도 뱃길은 30분가량은 하늘은 잔뜩 흐렸으나 바다가 얌전했다. 배 안에서는 바람이 많이 부는지 느낌도 없을 정도였다. 다들 이번에는 독도 땅을 밟아 볼 수 있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일본서 2, 3십 년 전부터 독도가 자기들 땅이라고 부쩍 주장하더니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우리가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땄던 해부터는 노골적이었다. 박종우 선수가 골세레머니 했던 걸 트집 잡으며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다시 억지 주장을 했었다. 근래에 와서는 시도 때도 없이 봉창을 두드리며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헛소리를 해댄다. 이는 조용히 잠자는 우리를 신경을 곤두세우게 하는 처사다.

울릉도에서 출발할 때까지도 멀쩡한 날씨였다. 독도가 가까워지자 심술궂은 날씨가 시샘이나 하는 듯이 비바람이 불어대기 시작했다. 독도를 눈앞에 두고 풍랑 때문에 되돌아와야 하는지 걱정이지 않을 수 없었다. 동해에 거센 비바람이 선실 유리창을 부딪치며 물방울을 만들어 선실 창을 타고 계속 흘러내렸다.

오늘은 독도에 내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선원들이 풍랑이 심하지 않다고 말로 우리를 안심시킨다.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치기 위해 가는 사람들의 염원을 하늘이 받아들였는가보다 싶었다. 그런데 웬걸 빗물을 머금고 있던 검은 구름이 한계를 느꼈는지 빗방울을 거친 바람에 태워 떨어트린다. 조금 전과는 달리 포악스럽게 선창(船窓)을 두들겨 패댔다. 후포항에서 울릉도에 들어올 때 하고는 비교할 수 없도록 바다가 요동쳤다. 높고 출렁대는 파도로 유람선의 흔들림은 뱃멀미를 유발해 초주검이 된 사람이 늘어났다. 많은 승객이 화장실 드나들기에 바빴다.

그러나 나는 조금 전에 승무원이 했던 오늘은 독도 상륙을 허락할 것 같다는 말을 상기하며 이번에는 독도에 내릴 수 있다는 희망이 솟았다. 이런 정도의 뱃멀미는 약을 먹고 키미테를 붙이고 준비를 철저히 해선지 아직은 참을 만했다. 드디어 저 멀리서 독도를 지키는 괭이갈매기들이 거센 비바람을 무릅쓰고 우리가 타고 오는 유람선을 마중을 나온다. 그 뒤로는 동도와 서도가 우람한 자세로 우뚝 서서 동해를 지키고 있다가 반갑게 맞는다. 유정회 회원들과 승객들을 모진 비바람 속에서도 기다렸다는 듯 늠름했다.

육지에서만 살았던 나로서는 눈에는 출렁이는 파도가 높은 것 같아 걱정이었지만, 선장의 안내방송이 승객들의 맘도 기쁘게 했다. 오늘 승객 여러분들께서는 운이 좋았단다. 잠시 후에 꿈에 그리던 독도에 접안 한다는 선내 방송을 듣고는 모두 다 하늘에 감사했다.

독도에 다 왔다고 내릴 준비를 하라는 방송을 듣고 배에서 내리기 위해 갑판 쪽으로 줄을 섰다. 풍랑 때문에 독도 선착장에 대번에 접안시키지 못하고 물러났다가 다시 접안을 시도하자 독도가 오늘도 접안을 거부하는 줄 알고 근심 어린 표정들이다.

두세 번을 물러서다 도전하기를 거듭하더니 선장은 기어이 접안시킨다. 드디어 유람선에 탄 300여 명이 야호 환호성 하며 빗속을 뚫고 모두 독도 땅에 내린다. 동도에 머무르는 시간이 30분이라 했다. 누구 할 것 없이 동도와 서도들을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찍었다. 바다 건너 일본인에게 증거물로 삼겠다는 듯이 강하게 몰아치는 비바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도 몰래 울컥해지며 눈물이 핑 돌았다. 해외를 나가봐야만 애국심이 돈독해진다는 친구 말이 실감 되는 순간이었다. 울진에서 울릉도까지 얼추 네 시간 가까이 배를 탔다. 미리 멀미약을 준비해선지 그런대로 참을 만했다. 울릉도에서 독도까지가 문제였다. 울릉도에 들어올 때까지는 멀쩡한 날씨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거기에다 비 오는 궂은 날씨에 풍랑까지 심해 배가 솟구쳤다 가라앉길 수차례, 독도 탐방을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풍랑이 심해 몇 번을 시도하다가 독도 선착장 접안에 어렵게 성공했다. 동도와 서도가 버티고 서 있는 웅장한 모습을 보기 위해 풍랑을 무릅썼다. 일본사람들이 보란 듯이 악전고투를 하며 달려왔다. “일본 놈들아!! 독도는 우리 땅이다.”라고 맘속으로 외치며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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