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다른눈으로 세상읽기-누구를 위한 시민단체인가
김성진의 다른눈으로 세상읽기-누구를 위한 시민단체인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1.18 15:5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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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진주문인협회 회장·시인·수필가
김성진/진주문인협회 회장·시인·수필가-누구를 위한 시민단체인가

‘시민단체’의 사전적 의미는 ‘사회의 공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설립한 사회 조직’이다. 그 말처럼 활동 목적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야 하고 타인에 의해 조정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순수한 목적으로 활동하는 시민단체만 존재하면 얼마나 좋을까.

진주시 망경동은 주거환경이 낙후된 지역 중 하나로 꼽는다. 그곳에서 필자는 50년 가까이 살았었다. 내 삶의 8할을 그곳에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망경동에 대한 애정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망경동을 지날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산과 강을 품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고 있음에도 도무지 발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랬던 망경동이 진주역을 이전하고부터 바뀌고 있다. 철로를 걷어낸 자리는 ‘소망의 거리’라는 이름으로 테마가 있는 길로 변했다. 보선사무소가 있던 자리는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서 첨단산업을 선도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소망진산은 ‘유등 테마공원’으로 개발되어 남강과 진주성을 조망할 수 있는 새로운 명소가 되었다. 그야말로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망경동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강변의 ‘남가람공원’이다. 도심과 가까우면서 산책이나 운동 등 여가생활을 즐기기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개천예술제가 열릴 때면 ‘남가람공원’은 그 역할의 절정을 보여준다. 다만 도로를 사이 두고 있는 주거지역의 환경이 낙후된 모습이라 항상 아쉬움이 컸다. 나름 소방도로를 내고 환경을 정비하는 등 진주시에서 최선을 다해 왔지만, 워낙 구 가옥이 많아 한계가 있는 듯했다.

그곳 주거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주변에 구심점이 되는 무엇인가 하나 들어섰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이왕이면 문화예술과 관련된 기관이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얼마 전 그 바람을 충족시키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그곳에 ‘다목적문화센터’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그야말로 최고의 희소식이었다. ‘다목적 문화센터’가 생기면 망경동이 문화예술의 중심지가 될 것이 틀림없다. 굳이 어떤 득실이 있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다른 지역의 공익사업을 보면 알 수 있다. 더군다나 그것이 문화예술인의 숙원인 다목적문화센터라니 얼마나 반가운 일인가. 진주는 문화예술의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도내 지자체 중 예술회관이 없는 유일한 곳이다. 경남문화예술회관이 있지 않으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은 경상남도 기관이다. 도청과 시청의 역할이 다르듯 사용 목적이 엄연히 다르다.

어느 순간 진행이 더딘 것 같아 이유를 알아봤더니, 일부 시민단체와 주민의 사업추진 반대로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들의 반대 이유를 들어보니 그 어떤 것도 공익에는 맞지 않았다. 당장 눈에 보이는 작은 불편함이나 절차상의 문제로 반대한다는 것은 굴러온 호박을 걷어차 버리는 행위다. 어디를 막론하고 그 지역의 발전 여부는 딱 그 차이다. 시에서 반대하는 주민들과 소통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그 허송세월의 낭비와 손실은 누가 보상할 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공자는 시경(詩經)의 시(詩) 삼백여 편을 한마디로 압축하면 모든 일은 개인의 이득보다 단체의 이득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말이라고 했다. 그렇지 못한 마음을 사특함이라 했다. 굳이 공자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개인주의 사고로 ‘다목적 문화센터’ 건립의 중단은 망경동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안타까울 뿐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문화와 예술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바라건대 공익보다 사익을 대변하는 허울 좋은 시민단체가 나서서 작은 문제를 들먹이며 망경동의 발전을 방해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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