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공진단과 경옥고의 모든 것
도민보감-공진단과 경옥고의 모든 것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1.24 15:0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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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공진단과 경옥고의 모든 것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 사태와 유난히 추운 겨울 날씨로 면역력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되는 요즘이다. 한의학에서 면역력 증강에 좋은 대표적인 보약으로는 경옥고와 공진단이 있다. 한방 3대 명약에 속하는 경옥고와 공진단은 한약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이 약이 도대체 어떤 약인지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이번에는 경옥고와 공진단에 대해 많은 분이 궁금해하는 몇 가지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하고자 한다.

하나, 공진단(供辰丹)은 어떤 약인가요?
공진단은 중국 황실에 바쳐졌던 명약으로 동의보감에는 ‘선천적으로 허약한 데에 사용하며 신수(腎水)를 오르게 하고 심화(心火)를 내리게 해 온갖 병이 생기지 않는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사향, 녹용, 당귀, 산수유로 구성되어 있는데 당귀는 피를 보충하며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산수유는 신장 방광 기능을 개선하는 약재이다. 그리고 핵심 약재는 사향과 녹용인데, 사향은 사향노루의 생식선을 건조한 약재로 뇌를 각성시키고 막힌 경락을 뚫어주어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효능이 있다. 국제보호동물인 사향노루의 사향은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 반드시 식약처의 인증과 관리를 받아야 하고 일반 시중에서는 구할 수 없다. 녹용은 간과 신장 기능을 활성화하여 혈을 보충하고 뼈를 단단하게 하는 대표적인 보약재로, 위장의 소화 흡수를 촉진하고 면역력을 증대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다. 공진단은 최근 다양한 논문에서도 ▲뇌 조직손상 억제를 통한 기억력 향상과 치매 예방 ▲원기를 보충하여 면역력 강화 ▲만성피로 개선 ▲체내지질이동을 원활하게 하여 고지혈증 억제 ▲기혈순환 개선 등의 효과가 검증되었다.

둘, 경옥고(瓊玉膏)는 어떤 약인가요?
경옥고는 동의보감의 4,000여 개 처방 중 첫 번째로 수록된 처방으로, 83세까지 장수한 영조의 건강 비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경옥고란 옥과 같이 진귀한 약이라는 뜻으로, 동의보감에는 ‘연년익수약(延年益壽藥)’, 즉 ‘건강하고 오래 살게 하는 약’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흰머리가 검어지고 백병을 제거하는 약’이라 소개하기도 했다. 인삼, 생지황, 백복령, 꿀의 4가지 약재로 구성되어 있는데, 따뜻한 성질의 약재인 인삼과 꿀, 차가운 성질의 약재인 생지황과 복령이 조화를 이루어 효능은 높이고 부작용은 줄인 장수의 명약으로 볼 수 있다. 인삼은 원기를 보충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며, 생지황은 진액을 보충하고, 백복령은 몸의 노폐물을 배출하며, 꿀은 약재의 조화와 해독을 돕는다.

셋, 공진단은 남자에게 좋고 경옥고는 여자에게 좋다?
기본적으로 공진단과 경옥고의 차이를 살펴보면, 공진단은 막힌 기운을 뚫어 준 후에 에너지를 확 끌어올리는 약이고, 경옥고는 우리 몸에 시원한 물을 대주듯 진액 보충을 통해 기력의 회복을 돕는 약이라고 볼 수 있다. 대체로 남자들은 기(氣)의 부족을 채우기 위해, 여자들은 혈(血)의 소모를 보충하기 위해 보약을 처방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진단과 경옥고는 기혈음양을 모두 보충하는 명약이지만 공진단은 양기(陽氣) 보충에 좀 더 효과적이고 경옥고는 음혈(陰血) 보충에 좀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공진단은 남자에게, 경옥고는 여자에게 더 좋다는 인식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약 모두 환자의 체질과 몸 상태에 맞추어 처방하는 것이지 성별에 따라 처방되는 약은 아니다.

경옥고와 공진단의 효능이 널리 알려지면서, 건강기능식품과 같이 오남용 되는 경우가 적잖다. 두 약 모두 성질이 무난한 보약이기는 하지만 ‘식품’이 아닌 ‘약’이기 때문에 무분별한 복용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 한의사에게 진단 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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