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스피치--내 목소리를 찾아가는 테마 여행(2)
맛있는 스피치--내 목소리를 찾아가는 테마 여행(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1.25 15:1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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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희/한국인문스피치아카데미 원장
강정희/한국인문스피치아카데미 원장-내 목소리를 찾아가는 테마 여행(2)

2500여 년 전 아리스토텔레스는 ‘목소리는 영혼이 있는 생명체가 내는 소리’라고 정의했다. 그래서 목소리는 우리 과거의 삶을 보여주고 미래의 삶을 보여준다. 일상의 소통과 관계는 대부분 목소리를 통해 이루어진다. 목소리는 오늘날도 문자가 없는 원주민들에게 유일한 의사소통이며, 방금 태어난 아이의 울음을 듣고 산모들은 아기가 건강함을 이해하는 소리이기도 하다. 물론 비언어적인 전달 수단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만 목소리는 몸짓언어보다 약 5배나 빠르게 그 의미를 전달한다.

영장류에 속하는 침팬지와 인간의 차이는 성대에서 나는 특정한 소리를 물체에 연관시킬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인간만이 성대에서 나는 소리로 분명한 말로 만들 수 있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아마도 인류의 문화는 바로 그 작은 차이에서 시작되었다.

창조주가 인간을 만들고 나서 말했다. “인간이 받아들일 준비가 될 때까지 감춰두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인간이 다른 동물과는 달리 자기의 운명을 스스로 창조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어디에 감춰두는 것이 가장 좋을까?” 하고 물었다. 그때 슬기로운 한 천사가 대답했다. “바깥에 감추지 말고 인간의 안에다 넣어 두세요. 그리고 그곳을 자신의 목소리로만 찾아낼 수 있게 하세요.” 목소리는 그저 성대를 통과해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라 한 인간의 영혼이 담겨있는 ‘마음의 무늬’인 것이다.

진화론이든, 창조론이든 간에 목소리는 자신의 마음에 옷을 입혀서 세상에 드러내는 최초의 스타일이다. 그래서 올바른 발성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통해서 감정과 생각을 오롯이 표현하는 것이 좋다. 좋은 목소리는 상대방에게 안정감, 따뜻함,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몸의 일부에 속하는 목소리는 고저, 강약, 완급의 변화에 따라서 그 삶의 감정이나 정서가 그대로 드러나며 말하는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 수 있다. 목소리는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을 연결하는 다리이며 그 다리가 언제 닫히고 열리는 지는 바로 자신의 목소리의 표현 강도에 달려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목소리는 각자가 이 세상에서 과거에 어떤 여행을 하였는지를 보여준다면 인문스피치를 배우는 이유는 여행을 좀 더 멋있게 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이 세상의 여행은 반드시 누구와 함께하는 것이다. 타인에게 울림을 주는 목소리는 자기와 여행하는 사람에게 계속해서 같이 하자는 상징이다. 목소리와 말은 삶의 여정에서 타인과 나를 잇는 문이다. 몸의 공명 방법이나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느냐에 따라 수 십 가지의 음색을 낼 수 있다.

그 문이 열리는 방식이 목소리의 울림에 있다. 목소리의 출발점은 목이나 가슴이 아니라 배꼽 아래 단전이다. 단전에서 시작하면 모든 소리 내기가 편해진다. 울림 있는 목소리의 출발은 바로 내면과의 대화에서부터다. “사랑해요! ” “감사합니다!” 우선 타인이 아니라 이 목소리를 자신에게 들려주자. 생활이 즐거움으로 변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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