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원/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
김기원/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봄의 명절 대보름매서운 칼바람과 눈보라가 계묘년 새해부터 한바탕 몰아쳤고 그 후유증으로 난방비 전기세 할 것이 두 자리 단위 숫자로 상승하여 짜증이 생기고. 갈등이 생긴다. 자원이 부족한 한국은 뭐니뭐니 해도 수출이 잘 되어야 하는데 수출마저 반년 넘게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에 참담하다, 하늘도 무심하지, 작설차 한 잔 대접하고 싶은데, 그렇게 치솟았던 집값. 똥값보다 못하니 정치꾼 앞에 표준어를 잃고 말았다. 그러니까 나라 안의 인심은 도처가 얼음층이 되었다.
그러니까 내 주변의 앞뒤를 돌아보아도 기쁘게 웃는 사람이 줄지어 없다. 국가의 미온한 저 출산 정책에 280조 썼지만 아이 울음소리는 방방곡곡마다 잃었다. 장가가서 아이 울음소리를 내어야 할 젊은이가 장가보다 트롯트에 푹 빠진 젊은 홀아비에 푹 빠진 국민의 웃음은 장가갔던 젊은이보다 장가 아니 간 홀아비가 더 인기가 있는 세상이 되어 가정도 나라도 홀아비가 우선되어 걱정된다. 그래도 우리들에게 희망의 미래를 앞서 주는 명절 중의 하나인 새해 처음 맞는 정월 보름(上元)날을 손꼽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달의 인력 작용으로 바닷물의 변화와 농경의례 풍속은 자연에 의지하는 세시풍속으로 한 해 동안 무사하고 태평하게 성취되기를 기원하는 삶의 풍속이 대보름날에 많이 남아 전해지는데 대표적인 행사가 달집태우기, 마을 풍년 이원제, 가지각색의 음식 먹기, 지신밟기, 가신제, 마을 입구 장승 세우기, 풍물놀이마당, 방생하기, 윷놀이, 점치기, 연날리기, 새쫓기 등이 있는가 하면 야생동물에 대한 인간의 피해를 줄이고자 철새 사료 주기 등이 있으며 지역에 따라 삶의 방편으로 특징 있는 놀이마당은 보름날에 모두 선을 보이고 마무리한다.
달집태우기는 대보름날의 대표 행사로 보편화되어 보급되었지만, 화재가 심한 계절이라 주의가 요구된다. 삶의 액운을 불을 통하여 부정한 마음 근심을 새해 와서 말끔히 처방하는 풍속이며 눈 밝게 귀 밝기와 피부, 치아 건강을 예방하는 덕담과 호두 밤 은행 등 외피가 단단한 과일을 깨물었던 풍속이 있고 지신밟기 놀이는 구정 1월 3일부터 시작하여 대보름날까지 새해에 가정을 청결히 하는 행사를 마무리하는 세시풍속은 우리 생활의 멋이고 이벤트 놀이고 조상들의 삶의 지혜이다. 특히 서부 경남의 중심지 진주는 민속 신앙과 놀이 문화가 집중하는 장소이나 애석하게도 흔적 없이 대부분 인몰되었다.
필자가 들었던 진주 대보름 놀이 가운데 진양호의 수몰로 흔적조차 없어진 너우니의 돌다리 밟기. 숙호산과 너우니 배가. 남강변 너우니 배가에 피리 떼 몰라 집기, 주약산 둔티산 중심으로 야생동물 몰이에 우우우. 우우우 우우우를 외치며 여러 사람이 모여 동물 떼를 몰이하는 놀이였다. 조선 말 농민항쟁군이 “우우우. 우우우 우우우”를 통하여 부패 관료에 대항하였던 민초들이 외친 민란의 명칭 농민항쟁 우통사건이란 별칭하여 전한다. 남강을 사이에 두고 도동팀과 칠암팀의 석전놀이는 대보름날에 행하는 진주의 대표 놀이였다. 대보름날 놀이가 민족의 삶, 정신과 얼, 멋이 있는 날의 보전에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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