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유언이나 묘비명이 남긴 교훈(4)
칼럼-유언이나 묘비명이 남긴 교훈(4)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2.13 15:2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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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익/전 경상국립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전경익/전 경상국립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유언이나 묘비명이 남긴 교훈(4)

▶철학의 창시자 소크라테스(BC469~BC399·70세):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다. 문답을 통하여 상대의 무지(無知)를 깨닫게 하고, 시민의 도덕 의식을 개혁하는 일에 힘썼다. 소크라테스는 생각하는 것과 말하는 것 그리고 행동하는 것이 일치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또한 기본적으로 중용적이며 이성적인 삶을 영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지배 계층 사이에서 소크라테스에게 붙인 혐의는 두 가지였다. 첫째, 아테네의 젊은 청소년들을 타락시켰고. 둘째, 아테네가 숭배하는 신들에게 불경을 저질렀고 새로운 신(神)을 끌어들였으며 선동적이고도 비밀스러운 것들을 연구하는 바보 같은 범죄자이며 불법을 정당한 법인 양 떠벌리고 또한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친 죄(소크라테스가 한 일은 젊은이들과 철학적인 논의를 벌인 것 뿐)를 범했다. 라는 신에 대한 불경죄 죄목으로 고발을 당해 사형을 선고받아 독배를 마시고 일생을 마감했다.

사형을 언도받은 소크라테스는 법정에서 최후 진술을 했다. “대관절 죽음이란 무엇이겠습니까? 둘 중 하나 아닐까요? 존재가 완전히 사라져 무(無)로 돌아가거나 아니면 미지의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것. 만일 전자(前者)라면, 죽음은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일 것입니다.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일 테니까 말입니다. 또 후자라면, 그 역시 제게는 먼저 간 많은 위대한 사람들을 만나는 좋은 기회일 것입니다. 자 이제 우리가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나는 죽기 위해, 여러분은 살기 위해, 하지만 나와 여러분 가운데 누가 더 좋은 쪽으로 가는 것인지는 오직 신(神)만이 알 것입니다. 이제 삶이라는 족쇄에서 풀려나니 즐겁다.” 그를 일컬어 후세사람들은 ‘철학의 창시자’라고 했다.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언은 후세인들을 감동시켰으며 인류의 교훈이기도 하다.

그의 곁에서 죽음을 목격한 제자 플라톤이 당시 상황을 후세에 전했다. 아테네의 사형 집행 방식은 특이했다. 죄인이 사약을 마시면 그 사약이 온몸에 완전히 스며들 때까지 감옥 안을 걷게 했다. 사형 집행관과 독약 제조자는 죽어가는 그에게 충고했다. “독기가 몸에 퍼지는 것을 느낄 때까지 걸어 다니시오. 그리고 바닥에 누우면 독약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오.” 독약은 미나리과의 독초인 코늄에서 채취한 독으로 일반적으로 4∼6시간이 지나야 그 효능을 보이기 때문에 체내에서 매우 느리게 퍼졌다. 척추의 중추신경부터 마비시키기 시작하여 마지막에는 의식과 호흡을 잃게 만든다. 독약을 마신 소크라테스는 천천히 감옥 안을 걸었다. 마지막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친구인 크리톤을 비롯해 제자 에케크라테스, 파이돈, 아폴로도르스, 케베스, 시미아스 등이었다. 소크라테스는 울고 있는 친구들을 달래며 말했다. “내가 아내를 비롯해 여자들을 감옥으로 들이지 않은 것이 울음소리 때문이었는데, 자네들이 그렇게 울면 되겠나?” 독이 온몸에 퍼져 근육이 굳어오자 소크라테스는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친구 크리톤에게 말했다. “여러 잔도 아니고 한 잔의 독약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크리톤 내가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를 빚졌네, 대신 좀 갚아주게.”경련하기 시작했다. 그는 기도를 드렸지만 고통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스클레피오스는 사람이 아니라 치료의 신이다. 그가 어떤 빚을 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당시 아테네 사람들은 병을 앓다가 나으면 감사의 표시로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을 바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소크라테스가 감옥에 갇히자, 친구 크리톤이 간수를 매수해 놓고, 탈옥을 제안한 적이 있다. 감옥에서 빠져나가 어디 먼 데 가서 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친구에게 물었다. “친구여, 내가 왜 사약을 받으면 안 되는지 한 번 이야기해보게?” 두 사람은 대화를 시작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죽어야만 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기색이라곤 발견할 수 없었다. 그는 영혼의 존재를 믿었고, 육체적 죽음 뒤에도 영혼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의 주장은 “국가의 법률이 지금 나를 향하여 죽으라고 명령하였다. 설사 국법이 옳지 않다 하더라도 이를 배신할 수 없다.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다. 악법도 법이다.” 법 위에 군림하는 일부 정치 지도자가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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