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영동 할머니 구비문학적 의미
도민칼럼-영동 할머니 구비문학적 의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3.01 15:0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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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
김기원/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영동 할머니 구비문학적 의미

희망찬 새해는 언제나 추위 속에 맞는다. 그러니까 마음 요동보다 바쁨에 지쳐 격동이 적은 편이나 정월 보름 날 달집태우기 축제는 지난 모든 재앙을 불태워 마무리하고 전년에 신체적 변화는 물론 새봄의 해살이가 강하여 머리끝, 코끝이 따뜻한 온기가 땅속부터 머리끝까지 영향을 미쳐 겨울잠에 빠진 우주를 일깨우는 과정에 계절 오차 병에 걸려 덥석 봄이라고 나왔다가 서남풍 추위에 얼어 죽는 비참한 실화가 있는가 하면 밭둑 양지쪽에 외로워 자란 매화는 봄 왔다는 신호처럼 꽃을 피우고 매화 향기를 풍긴다. 언덕 밑 차밭은 봄 계절을 느낀 듯 어느 때보다 빠른 차나무 뇌석을 쏟게 하는 격돌의 요지경보다 모두 생명이 삶에 회춘을 느낀다.

그것뿐 아니다. 양력 2월 중하순, 음력 2월경은 어느 해에 관계없이 맹수처럼 찾아오는 기후 변화가 극심한 마음 오차가 된다. 바람이 불었다가 비가 내리다가 눈이 오다가 하루에도 몇 차례 변덕스러운 기후 변화를 피부가 느낄 만큼 찬 겨울보다 추위의 오차가 심하다. 옛 어른들이 남긴 말에 ‘저녁 못 먹은 시어머니 얼굴을 닮은 날씨’라 할 만큼 변덕스러운 날씨를 우리 조상들은 그냥 방치한 것이 아니고 삶의 지혜와 신비로운 방법으로 대치하였던 영적 비결로 인내하였다.

2005년 2월 15일(음력 1월 25일)은 필자 어머니의 기제일로 이때는 수십 년 경험에서 얻은 결과를 종합한바 바람 신 영향을 받아 날씨 변동이 극변한데 손자들은 ‘우리 할머니는 모든 것이 좋아 그리운 날인데 제사 때마다 이웃도 모르는 추위가 온다’는 유머가 생기었다. 그때마다 추위를 느낄 만큼 2월 달 바람 추위에 조상들은 슬기로워 대치 의례 풍속이 신기하다.

바람의 달, 바람 신의 달, 할만 네의 달, 영동 할머니의 달이라 칭하여 전한다. 지역에 따라 의례 행사가 다르게 행하지만 바닷가, 섬 지방, 농경 지방은 구비 문학적 예술과 영적 굿 놀이 행사 이미지가 극치였고 의식도 다르고 흥미로운 감정과 민속적 가치가 다루는 놀이의 멋을 창출한다. 요즘은 이런 행사를 기상청이 맞아 기상예보로 바뀌어 2월의 바람의 신, 영동할머니 민속놀이 전체를 뿌리채 부인하여 안타까울 정도가 아니다.

이월 초하루 전날부터 시작되는 바람의 신(영동할머니), 신풍(迅風), 풍농신(豐農神) 등의 이름으로 내려오는 하늘 기후를 누구도 예상 못한다. 그래서 필자는 한국 민속세시풍속(韓國民俗歲時風俗) 자료를 참고하며 영동할머니가 내려오는 초하룻날에 비가 내리면 며느리를 동행하여 옷을 젖게 되어 풍년 홍수를 의미하였다. 딸을 동행하면 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날씨가 맑아 옷고름이 파랑파랑 날리지만 흉년 가뭄을 예측하는 설화는 매우 문학적 이미지를 첨가하는데 흥미이고 호기심을 준다. 그 해 농사 흉길을 점치는 해석에 따라 영동할머니를 맞는 축문과 대접 의례에 차이가 있고 집안 내 부정을 가리고 큰소리를 내지 않으며 조용함을 강조한다.

그래서 하루 전에 물 길어 올 샘을 청결시키고 청정수 도구를 미리 준비하였다가 좌정 밤에 샘물을 길어와서 장독대 위에 조용히 내려놓고 환영의 격려문을 전하고 1년 동안 무탈을 기원하는 행위를 ‘바람을 맞는다’하며 바람 올리는 의례 행위를 ‘바람을 올린다’라 한다. 바람 의례기간은 총 21일, 초하루부터 5일을 초바람, 6일부터 10일을 중바람, 11일부터 21일을 종일 바람으로 구분하며 바람 기간은 출항, 종교 사사로 행사를 중지하며 초바람 올리는 행사 때는 가정의 문제점을 목록을 기록하며 공부 못 하는 자식은 글을 쓰기, 시험 예정자는 합격 소원, 해외 외출자 등은 사연을 바치고, 외박 잘하는 남편, 차량 사고, 관제규설, 흉길재앙, 풍년기원 등을 하늘에 마지막 호소의 날이고 성원을 기대하는 1년 경축 의례를 마무리하는 날이고 이후 농사 준비에 몰두한다.

요즘 우리 사회는 인공지능, 과학 발달에 의존하지만 조상이 남긴 ‘삶’이란 지혜를 구비문화 예술로 승화시킨 조상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관광자원, 문화예술에 재활용, 재편성에 기대되는 바이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지만 삶의 신비로운 지혜는 재앙 예방과 축복이 근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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