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가성고처 원성고
진주성-가성고처 원성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3.14 14:5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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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가성고처 원성고

당쟁으로 와글거리니까 부글부글 속이 끓어오른다. 여의도가 벌통 속 같아서다. 윤중로의 벚꽃과 개나리가 필 때가 아직 이른데 여의도는 쑤셔놓은 벌통같이 왕왕거린다. 양대 정당이 서로 물고 뜯고 씹느라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작금의 정가가 게걸든 맹수 떼처럼 뭔가가 이상하다. 안은 안대로 쪼개져서 싸우면서 바깥은 바깥대로 치고받고 난리다. 어쩌자는 걸까.

정치는 울화통이고 경제는 깡통이고 민생은 죽통이니 국민은 분통 터져 못산다. 이 당 저 당 할 것 없이 된통 맞을 총선이 꼬박꼬박 다가온다. 지각 있는 국민은 그날에 보자며 잔뜩 벼르고 있다. 국힘당은 당 대표자 선출을 눈치 보기로 야릇하게 치르고도 다음 공천에서 된서리 맞지 않으려고 서로가 속내를 감추며 얼싸안고 떡 덩어리가 되어 춤을 추지만, 얼굴 가린 가면무도회로 노랫소리 속에 원망 소리가 난무하고, 민주당은 당권 잡기를 위한 주류와 비주류의 암투로 집안싸움이 점입가경인데 제 앞가림도 못하면서 사방을 들쓰시며 분란을 일으키니 쪽박 깨지는 소리고 사방에서 들여온다.

어쩌자고 기 싸움만 하는지 여야는 정쟁은 없고 당쟁만 있으니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국민은 울화통만 터진다. 그런데, 국민도 문제다. 저마다 자기 편들어주기에 본정신을 잃었다. 자기편이면 무조건 옳고 상대편은 이유 막론하고 그르다. 여의도로 보낼 때는 주인행세 했는데 보내고 나서는 종 짓 한다. 쓸개는 빼내서 자라목에 걸어 용궁으로 보냈는지 지조는 까마귀밥이 되었다. 멋모르고 편협하고 편승하여서 한 덩어리가 되어 우쭐거리고 깝죽거린다. 부화뇌동도 유분수지 주인의식도 없이 각설이타령이다.

그러니까 여의도서는 얼씨구나 하고 경제야 파탄이 나든 민생이 도탄에 빠지든 내 알 바 아니라는 듯 근심 걱정 해탈하고 자신들의 안위와 영달에만 혈안이 되었고 국민을 남의 집 잔치에 담 너머 구경꾼으로 전락시켰다. 주객이 전도되어 국민은 들러리가 되었다. 화목하게 지내더라도 무턱대고 동의하며 한 덩어리가 되어서는 않는다. 부화뇌동이 아니라 화이부동 해야 여의도가 제정신을 차린다. 이게 어디 정치인가. 정치인을 위한 놀이마당이다. 국민은 덩달아서 어깨춤을 출 때가 아니다. ‘금준 미주 천인혈/ 옥반가효 만성고/ 촉루락시 민루락/ 가성고처 원성고/’ 춘향전 이몽룡의 시가 자꾸만 되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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