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방생 (放生)정신으로 살아보자
칼럼-방생 (放生)정신으로 살아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3.14 14:5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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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방생 (放生)정신으로 살아보자

참으로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희망을 갖고, 가슴을 활짝 펴고, 풍성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신나게 살아가자. 새로운 각오 아래, 직장과 가정발전에 단단히 한몫해 낸 사람이 되어보자. 인간사에서 가장 귀중한 것은 정신적 양식인 사랑이다. 사랑의 대상을 잃으면 눈에 생기가 없고, 생의 의욕도 없으며, 얼굴빛도 죽고, 언행에 기쁨도 박력도 없고, 걷는데 힘도 없다.

물은 몸의 주성분을 이루지만, 사랑은 정신의 주성분을 이룬다. 무엇을 얼마만큼 사랑하는가에 따라 그 사람이 훌륭한 사람인가 아닌가를 판단할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아가야 한다.

불가에는 방생(放生)법회라는 것이 있다. 방생은 죽을 목숨을 살려내는 가장 존귀한 선행의 복을 짓는 첫걸음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생명이다. 방생은 죽을 수밖에 없는 생명을 구해내서 살려주는 것이다.

5계의 첫 번째가 불살생이다. 산목숨 죽이지 않는 것보다 한발 앞선 선행이 방생이다. 살생하지 않는 것은 소극적 선행이지만, 방생은 적극적인 선행이며, 복 밭을 일구는 공덕의 장이다. 세상에 딱 하나밖에 없는 귀한 생명을 살려준 것은 가장 고귀하고 값진 행위며, 자비보시 행위의 극치이다. 행복은 올바른 사랑 속에 있다. 바람직한 애정 속에 진정한 행복이 있다.

올바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참된 마음으로만 생명을 사랑하고 진심으로 그들을 구해주면 참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어떤 경우라도 산목숨을 해하거나 죽여서는 안 된다.

착한 마음, 적극적인 마음은 생명을 유지 성장시키는 촉진제이다. 방생은 대승보살의 덕목인 육바라밀을 실천함으로써 성불에 이른 것이며, 그 첫째가 보시인데, 보시 중에 가장 귀한 생명을 살려내는 선행을 한 것이다. 죽을 수밖에 없는 생명을 살려주는 마음은 사랑의 극치이자, 자비행의 극치이다. 이 자비심에서 가정의 화목과 직장의 발전, 사회의 안녕과 나라의 평화가 이룩되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 사랑을 위한 피나는 노력을 하자.

현재의 삶에 이대로 만족하고 인생을 끝낼 건가? 아니면 더 건강하고 더 잘살아야겠는가? 더 건강하고 더 잘 살려면 선배나 윗분들을 사랑하고 상사나 고객의 명령, 지시, 요청에 철저히 복종해야 한다. 그러면 직책과 봉급, 소득으로 되돌려 받는다. 사람은 내가 그들에게 해준 만큼 나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다. 인생은 쌍방통행이다. 혼자만 이익 되게 살 수는 없다. 오는 만큼 가고, 가는 만큼 오는 쌍방통행이 인생이다. 불가에서 방생을 한 것은 내 몸을 위한 선행이 아니라, 국태민안, 세계평화로 가는 적극적인 선행이다. 방생은 꼭 죽을 수밖에 없는 목숨들을 살려준, 큰 공덕과 큰 복덕을 짓는 선행이다.

조선조 초기 세종대왕 때 영의정을 지낸 문효공 하연선생의 이야기다. 이분은 호남의 방백이 되어, 남원 중방현의 객사에서 잠을 자는데, 꿈에 어떤 노인이 나타나 방백에게 나의 손자 다섯 명이 당신의 먹거리로 잡혀있다. 그대는 이들을 죽이지 말라면서 시 한수를 주었다. 그 시에는 아홉 번 용문산에 올랐고, 세 번 대해의 물을 마셨도다. 아직 용이 되지 못한 때니, 목숨을 공자께 부탁하네 하였다.

잠에서 깨어 알아보니까 방백을 대접하기 위해 잉어 5마리를 잡아둔 것을 확인하고, 모두 놓아주라 지시하였다. 얼마 후 방백이 연못 부근을 지나가는데, 먼 산에 구름이 잔뜩 끼면서 갑자기 캄캄해지더니, 황룡이 왼쪽 구비에서 나왔고, 다음에는 오른쪽 구비에서 나왔는데, 머리가 말머리 같고, 흰 수염에 검은 뿔이 뾰족뾰족 하였다. 이 용이 한참 동안 방백을 바라보고 나서는 기쁜 듯이 훌쩍 날아 하늘로 올라갔다. 그 후 문효공 하연선생은 영의정에 올랐으며, 큰 업적을 남겼다. 죽을 수밖에 없는 생명을 살려주면 이렇게 큰 행운이 찾아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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