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새 봄의 차덕(茶德)
도민칼럼-새 봄의 차덕(茶德)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3.15 16:1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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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
김기원/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새 봄의 차덕(茶德)

잠자던 개구리 울음소리를 듣는 경칩은 24절기 가운데 세 번째 절기를 뒤로한 날씨는 초봄 아니라 4월의 늦봄 날씨를 방불하게 25-27도를 넘으니 또 걱정 안 할 수 없다. 올해는 윤 2월달을 맞는 해이다. 이런 기후 변화에 산수유, 개나리들이 계절의 순서를 잃고 미친 듯이 꽃을 피운다. 언덕 계곡 차나무마저 따라 새싹 피우기에 강요당하고 있다.

옛 할머니 말씀에 “처녀 아이 궁둥이만 보아도 봄 꿈 꾼다”는 풍성한 감정을 느끼는 생명의 봄 계절 아닌가. 고놈의 들고양이가 짝 찾는 울음소리는 요란하게 봄기운에 막힌 가슴과 심장을 찢어지게 울렁이는 파장으로 신체를 자극하듯 상상을 초월할 만큼 밤낮없이 애달픈 울음소리가 결국 임 그리워 잠 못 이루는 청산의 잠자리까지 뺏어 갔다는 소문이 자자할 때 이은상의 가곡 시조가 생각난다.

‘봄처녀 제 오시네. 새 풀 옷을 입으셨네. / 하얀 구름 너울 쓰고 / 진주 이슬 신으셨네. / 꽃다발 가슴에 안고 / 뉘를 찾아오시는고’. 즉, 봄 처녀 노래에 눈빛이 반짝이는 낭만적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할머니에게 들었던 이야기는 내용조차 뜻을 제대로 모르고 살아왔다. 요즘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듯 봄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은 자기를 닮은 후세를 생산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준비하는 번식의 계절이다.

아울러 온갖 식물 역시 자기를 닮은 씨앗을 저장하는 열매를 맺어 보려고 아름다운 꽃 피우는 향기의 계절이다. 겨울 동안 저장된 영양소 전체를 소모하고 새로운 희망을 저장하려 한다. 부족하면 풍족해 보이는 모습, 현실은 가난하여도 부자처럼 느끼는 계절을 맞았다. 어느 방법이든 봄 씨앗 만은 못생겨도 싹이 트는 생명이 있어야 한다.

향기와 맛, 색깔을 자랑하기보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데 봄 거지처럼 자기 배 채우기에 바쁘게 살아야 한다. 그래서 봄 식구는 줄어야 좋아하고 집 나간 봄 개는 찾지 말아라 하는 마음의 욕심에 대한 의미는 다양하지만 봄철 새싹은 보약 같은 생명의 탄생이고 봄은 번식에 보약 되는 것처럼 수확의 기본 계절이다.

우리나라 봄철은 언덕, 산마다 생명을 가진 들풀 식물까지 새싹이 돋는다. 차나무의 새싹은 곡우 전후에 채취하여 최고의 차 맛을 가진 세작을 얻고, 그 뒤에 생산되는 찻잎으로 만든 차를 우전차(雨前茶), 여름에 생산된 차를 여름차(優茶), 가을에 생산된 차를 가을 차(秋浪茶), 겨울에 생산되는 동설차(冬雪茶)라 하지만 봄 잎으로 만든 차가 최고이다. 식물 새싹 종류는 다양한 만큼 비타민 A로부터 미량인자를 다양하며 미네랄을 비롯한 칼슘, 철, 인,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아연 등 필수 미네랄이 포함되어 있고 면역력을 높이며, 정신적인 안정을 돕는 천연 신경 안정제로서의 효능이 인정되어 기호도를 높일 뿐 아니라 노화 방지에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몸속 활성산소를 제거해서 적당량 섭취하면 노화를 예방하고 윤기 있는 피부에 도우며 호흡기 질환 및 불면증에 진정 작용을 해서 불안, 우울, 신경쇠약을 개선하며 통증 완화로 넘어지거나 다쳐서 피부에 멍이 생겼을 경우 피부의 멍을 개선해주고 통증을 완화, 소화 장애, 냉증 개선, 숙취 해소 등 봄바람에 피로해진 간을 보호하고 숙취 해소에 좋은 효과를 발휘하고 망가진 몸 전체에 해독 작용 및 기력 회복에 도움을 주고 혈액순환을 도와 몸 전체의 컨디션을 건강하게 유지 시킨다.

아무리 많은 유효성분이 있더라도 제철에 사용 못하면 흔들리는 갈댓잎이 유령으로 보이듯 봄은 모든 것을 생산에 기초하는 대역사이다. 봄날 마음을 흩뜨려 놓으므로 생기는 결과는 태산이 무너지는 자포자기의 결과라 하겠다. 그래서 일 년 치 계획은 봄철. 사람의 마음에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항상 냉정하고 침착해야 한다. 봄 일을 깜짝 잃으면 가을에 할 일을 할 수 없다. 차 한 잔도 제대로 못 마시더라도 땅속에 씨앗은 뿌려야 한다고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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