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문 닫는다고 적게 먹나?
곳간 문 닫는다고 적게 먹나?
  • 정동수 지역기자
  • 승인 2013.03.06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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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3년 동안 사회적 약자들의 건강을 챙겨 온 진주의료원이 결국 폐업 절차에 들어가는 모양이다. 그 결정의 주체는 이번 폐업 결정으로 야기될 실로 엄청난 결과들을 미리 짚어 보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감당하기 어려운 의료비의 부담을 걱정해야 하는 서민들 입장에선 이번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은 정치의 불신을 넘어 행정의 불신으로까지 갈 분위기다. 이런 중차대한 결정을 함에 있어서는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어 사회적 약자들 뿐 아니라 이해관계자를 포함한 공공의료의 사회적 역할에 관련한 전문가들과의 의견을 잠시라도 경청하는 것이 옳았을 것이다.

최소한 법에 정한 민주적 절차만이라도 거쳤어야 했던 것이다. 결정 이후 지역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날을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사안의 중요성이 실로 엄청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판단 내지 경제적 계산만으로 폐업을 밀어붙인다면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야야 할 것이다.

또한 폐업의 이유로 제시한 그 기준에서 다른 공기업들은 얼마나 자유로운지 의문이 들면서 정말 앞날이 캄캄하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주인이 바뀔 때 마다 헤쳐모여식으로 행정을 편다면 구성원은 어느 장단에 맞춰 장기 계획을 짤 수 있겠는가?

공공의 사업이라는 것은 수혜를 받는 자의 입장에서 모든 과정을 계획하고 사업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른 논리로 적용해 기준을 흐트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현재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서 국민 전체의 보편적 복지를 위해 운영하고 있는 여러 공기업들을 모두 열거해 합리적 기준에 따라 비교 평가했을 때, 과연 그 기준에 자유로운 기업이 얼마나 될 지 구체적으로 열거하지 않아도 뻔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행정은 점령군같은 정치꾼들의 막강한 힘에 눌려 휘둘려지고 있다. 그들로 인해 사업의 연속성이 사라지면서 말았다. 임기동안만 엄청난 예산 쏟아 붓고선 애초 마무리 될 수 없는 사업도 임기를 마쳐 나가면 그걸로 끝이다. 이제는 정말 이런 구태를 벗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복지의 사각지대로 내팽개쳐져 스스로의 힘으론 삶을 영위하기 힘든 구성원이 아직은 우리 주위에 많이 있다.

모름지기 교육과 국민건강에 관한 계획은 운영의 주체가 조금은 손해보더라도 최소한의 삶의 유지를 위해 길게 보고 짜야 할 것이며, 그 운영에서도 경제적 논리로, 특히 정치적 논리로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구성원의 의중을 어찌도 그렇게 잘 알고 있는지? 모든 판단과 결정이 거의 신적이다. 민주국가에는 한 곳으로 권력이 쏠리는 현상을 막고자 여러 기구를 두어 서로 견제하고 토론하게 하고 있다.

최소한의 절차라도 거친다면 구성원의 어려움을 알게 될 것이다. 무슨 위원회다 하면서 자리만 차지하고서 월급과 수당만 챙기려 하지 말고 역할다운 역할을 하기 바란다. 이번 경남도의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에서 경남도가 제시하는 폐업 기준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다른 지자체들과의 단순비교에서도 그렇고 경남도 산하의 다른 공기업과 비교에서도 이 번 폐업 결정은 다분히 정치적 결정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행여라도 제2청사의 밑그림이 아니길 바란다. 정치적 손해를 감수면서까지 꼭 이래야만 하는가? 진정 어느 선택이 정치적 손해인지 조금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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