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연이 살아 있는 두미섬(頭尾島)을 찾다(4)
기고-자연이 살아 있는 두미섬(頭尾島)을 찾다(4)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3.30 15:2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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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철호/시인·수필가
장철호/시인·수필가-자연이 살아 있는 두미섬(頭尾島)을 찾다(4)

이 사실은 그 후손들이 조상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기록한 것으로 이 외는 아무런 기록이 없고 전해지는 이야기가 없다. 이 시기에 입도한 것은 대한제국 말 고종 시절 사천, 남해, 고성, 통영 등에서 빈곤을 탈피하고, 일제의 침탈과 천주교의 박해, 동학농민운동 등으로 핍박(逼迫)을 받은 민중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두미섬에 들어와 거주한 것에서부터 개척의 시기가 시작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육지에서 몇 년간 이어지는 흉년으로 많은 사람이 죽어가자 두미섬에는 바다에서 풍부한 먹을거리를 얻을 수 있다는 소문에 의거 목숨을 걸고 입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1970년에는 1,170여 명이 주로 어업과 밭농사에 의존하고 살았다. 그러다 작은 섬에서 많은 사람이 살 수 있을 정도의 생산물이 없고, 새로워지는 사회의 변화에 따라 계속 인구가 줄어 지금은 50여 명의 주민들이 주로 어업에 종사하면서 살고 있다. 이곳에는 다른 섬과는 달리 작은 섬에 해발 468m의 높은 산이 있어 뾰족한 모양이다. 그래서 논이 없고, 밭농사도 비탈진 산세로 매우 빈약한 상태이다.

두미도는 파도가 거세고 바람이 많이 부는 곳으로 날씨에 따라 여객선 등 배의 운항이 불가능 할 때가 많아 며칠간 발이 묶이는 경우가 있는 곳이다. 1일 1회의 여객선 운항으로 교통은 매우 불편하나, 주민들이 잡은 생선을 주로 삼천포 수산 시장에 내다 판다. 그로 인해 삼천포에 자주 왕래하게 되어 생필품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은 많이 느끼지 않는 편이다.

두미섬은 육지와 가까이 있는 다른 섬들과는 달리 자연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살기 좋은 섬 제1호로 선정이 되었다. 이후 낚시꾼 등 관광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들어 옛길 살리기 사업으로 이곳의 조상들이 드나든 폐쇄된 꼬불꼬불한 산속의 옛길을 찾아 복원하고 있어 이곳 두미섬 출신들 뿐만 아니라 누구나 옛 추억을 떠올리면서 걸을 수 있는 추억의 옛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계절마다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섬의 모양이 신기하리만큼 변하여 이곳에 사는 사람들도 그 아름다움에 감탄할 정도이다. 사계절 갈매기가 날고 많은 고기들이 사는 곳. 이곳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남쪽 바다 한가운데 우뚝 솟은 신비함을 고이 간직한 자연 그대로의 섬 두미섬(頭尾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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