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인간은 도전의 동물이다
칼럼-인간은 도전의 동물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4.04 15:59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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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인간은 도전의 동물이다

일처럼 중요한 것이 없고, 직업처럼 소중한 것이 없다. 인간은 일을 해야 하고, 일 속에서 보람을 찾고, 일로서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 빈둥거리며 먹고사는 사람은 남이 일 한 대가를 빼앗아 먹는 도둑이나 다름없다. 일하지 않고 게으름피운 자는 병도 많고 수명도 짧다. 건강 비결은 많은 활동 속에 있다. 일에 몰두하면 잡념과 망상도 없어지고 악몽도 꾸지 않는다.

일속에 성취가 있고, 축복이 있으며, 고민 해결 방안이 들어있다. 천하불여의 항십거칠팔(天下不如意恒十居七八)이라, 천하의 모든 일은, 십 중 칠팔은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일을 서둘면서 미치광이 풋나물 캐듯 얼렁뚱땅하지 말자. 일은 진지하게 하며, 작은 이익(利益)에 눈뜨지 말아야 한다. 서둘면 소홀해지고 작은 이익에 눈뜨면 큰일을 할 수 없다.

벼룩처럼 날뛰는 자가 천리를 갈 수 있겠는가. 황소처럼 바른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가야만 천리도 갈 수 있고, 평생을 안전하게 살 수 있다. 큰일일수록 어렵고, 어려운 일일수록 시간과 노력이 많이 요구된다. 허영에 들떠 남보다 월등하고, 잘사는 것처럼 보이고 싶은 과시욕에 허덕이면, 삶이 고달프게 전개된다. 필자는 부지런히 일한 사람이 실패한 걸 본 적이 없다.

부지런함은 번영의 열쇠지만, 게으름은 쇠망의 열쇠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의식주 생활차이란, 부자들은 조금 더 비싸게 소비한 것뿐이다. 부자가 레스토랑에서 수십만 원짜리 식사를 할 때 가난한 사람은 김밥이나 라면 먹는 차이다. 부자가 외제차 타고 갈 때 가난한 사람은 버스 타고 가는 차이일 뿐. 가난하다 굶고 살지 않고, 갈 데를 못간 것 아니며, 몸이 고달픈 것뿐이다. 현재의 곤란은 풍요를 위한 준비과정이다. 노력하자. 일하지 않고 빈둥거리며 잘 먹고 잘사는 게 인생의 목적은 아니다. 성품을 선하고 진실하게 순화하여 동물적 육욕과 감정의 세계를 떠나 초월적 마음의 존재가 되자. 그리하여 자기 분야에 많은 공적을 남긴 사람이 되자.

자신에게 더 많은 투자와 공을 들여 자신을 더 큰 재목으로 키워서 자기 분야의 튼튼한 기둥이 되도록 하자. 자신을 보다 바르고 강한 아름드리나무로 키워 나가자. 산에 있는 초목들이나 새, 곤충, 미물들도 오직 자기 힘으로 집 짓고, 먹이 잡고, 종족 번식하며 살아간다.

사람이 그렇게 못 할 이유가 없다. 불교는 인본종교(人本宗敎)요, 심본종교(心本宗敎)다. 바른 가르침을 따를 때 가치관이 성립되며 사회가 안정된다. 중생들은 재산, 지위, 권력, 이런 것들을 꽉 틀어쥐고 이대로 영원하기를 갈망하지만, 천만의 말씀.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시간 속에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 인생은 생로병사며, 물거품 같고 아지랑이 같은 것이다. 잠시만 생각해보라. 인생은 풍전등화(風前燈火)이다. 초로인생(草露人生)이다. 바람 앞에 등불, 아침이슬처럼, 한순간에 소리 없이 사라질 목숨이다. 뇌봉전별(雷逢電別)이다. 천둥소리 듣자마자 번개는 오간 데 없다. 이것이 인생이다. 욕망과 번뇌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한 박자 쉬어가며, 겸손하고 진지하게 살아가자. 부를 쌓는 것보다 덕을 쌓는 일에 집중하자.

인생은 생즉학(生卽學)이다. 살아있는 동안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공부를 해야 한다. 아무리 영리하고 비상한 머리와 재주를 가졌어도, 오늘 공부하지 않으면 내일은 쓸모없는 사람 되고 만다. 배우는 사람에게 퇴보란 없다. 인생의 우열은 얼마나 배우고 일하느냐에 따라 판가름 난다. 모르면서 배우지 않는 것은 죄악이다. 알면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도 죄악이다.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는 것도 죄악이다. 인자무적(仁者無敵)이다. 우리가 태어날 땐 하나의 동물적 존재일 뿐 아무것도 모른 백지상태였다. 그동안의 교육을 통하여 이만큼이라도 된 것이다. 배워가며 일한 것만이 내일의 희망의 등불을 밝히는 것이다. 인간은 도전의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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