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봄철 수험생 건강관리
도민보감-봄철 수험생 건강관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4.12 16:5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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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봄철 수험생 건강관리

벚꽃엔딩이 달갑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바로 수험생들이다. 벚꽃의 꽃말이 중간고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만개한 벚꽃이 떨어지면 본격적인 중간고사 시즌이 시작된다. 특히 올해 수능을 보는 수험생들은 꽃이 피고 지는 것도 잊은 채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봄을 보내고 있을 거라 생각된다. 그래서 그런지, 매년 봄에는 건강에 이상 신호를 느끼고 한의원에 내원하는 수험생 환자들이 적지 않다. 이제 고3이 되었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에 피로가 누적되면서, 몸도 마음도 지쳐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노곤노곤 몰려오는 춘곤증과 환절기로 인한 컨디션 저하는 수험생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학생마다 각자의 상황과 몸 상태는 모두 다르겠지만, ‘수험생 직업병’이라고 불리는 대표 증상으로는 만성피로, 두통, 위장장애, 그리고 목 어깨, 허리 통증 등이 있다. 학생들은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되지만 해소할 시간은 없고, 잠자는 시간 외에 거의 대부분을 책상 앞에서 보내기 때문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마라톤과 같은 긴 수험 생활의 출발점인 지금, 봄철 수험생 건강관리를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 번째, 수험생에게 좋은 봄 제철 음식으로는 봄나물과 주꾸미, 죽순이 있다. 달래와 냉이, 쑥, 미나리 등과 같은 봄나물에는 비타민, 칼슘, 칼륨 등의 무기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춘곤증을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봄철 대표적인 해산물인 주꾸미는 타우린 성분이 피로 해소에 효과가 있고 풍부한 DHA는 두뇌 발달을 돕는다. 또한 봄기운을 받아 땅속에서 쑥쑥 솟아 올라온 죽순은 원기 회복에 매우 효과적이며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수험생들에게 특히 좋다.

두 번째, 수험생에게 도움이 되는 혈자리에는 소부혈(少府穴), 내관혈(內關穴), 백회혈(百會穴)이 있다. 소부혈은 주먹을 쥐었을 때 새끼손가락과 네 번째 손가락이 닿는 사이에 위치하는데, 심장의 열을 내려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어,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로 인해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이 오지 않을 때 지압해 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내관혈은 손바닥과 손목의 경계 주름 가운데에서 팔 쪽으로 3cm 정도 아래, 팔의 두 힘줄 사이에 위치하며, 소화기의 기운을 북돋는 혈자리로 잘 체하거나 속이 더부룩한 경우에 지압하면 도움이 된다. 백회혈은 머리 주위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스트레스성 두통을 해소하고 머리를 맑게 해주는 효능이 있는데, 양쪽 귀와 코끝에서 올라간 선이 만나는 정수리 중앙 부분에 위치한다.

세 번째, 수험생에게 도움이 되는 한방차로는 생강차, 국화차, 진피차가 있다. 수험생들이 밀려오는 졸음과 피로감을 몰아내기 위해 카페인이 함유된 에너지 음료나 커피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불면증, 위장장애, 두통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따뜻한 성질의 생강차는 속을 따뜻하게 해주어 소화불량, 식욕부진, 잦은 설사나 구토를 개선하고, 손발이 차가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 또한 감기 초기에 몸이 으슬으슬할 때에도 진통, 해열 효과가 있다. 국화차는 머리의 열을 식히고 흥분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어, 머리가 맑지 못하고 눈이 침침할 때 도움이 된다. 진피차의 진피(陳皮)는 잘 익은 귤껍질을 말린 것으로, 기를 소통시키는 대표적인 약재이기 때문에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 소화불량에 효과적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나라 모든 수험생이 조금이라도 덜 아프게 이 시기를 잘 지나기를, 그리고 내년 봄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꽃구경 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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