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어버이날과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진주성-어버이날과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5.07 15:2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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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 대종사/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 대종사/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어버이날과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오늘(5월8일)은 국가가 정한 기념일로 어버이날이다. 자식들은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의 은혜에 가슴 깊이 감사하면서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게 된다. 세상에 태어나 사람답게 삶을 살아가려면 인간의 도리를 다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낳아주신 부모님께 정성을 다해 효도를 다하는 것이다. 부모님을 공경하는 일이야말로 천륜이고 인륜의 대사로 사람답게 살아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효(孝)의 한자를 보자면 아들이 늙은 어버이를 업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다.

불교에서도 부모님의 은혜가 한량없음을 설하여 그 은혜에 보답할 것을 가르친 경전이 있다. 바로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이다. 부모은중경은 ‘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이라고도 한다. 이 경의 내용은 부모의 은혜가 한량없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머니가 아이를 낳을 때는 3말 8되의 응혈(凝血)을 흘리고 8섬 4말의 혈유(血乳)를 먹인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와 같은 부모의 은덕을 생각하면 자식은 아버지를 왼쪽 어깨에 업고 어머니를 오른쪽 어깨에 업고서 수미산(須彌山)을 백천번 돌더라도 그 은혜를 다 갚을 수 없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 경에서는 부모님의 은혜를 십대은(十大恩)으로 나누고 있다. 십대은은 ①어머니 품에 품고 지켜 주는 은혜 ②해산날에 즈음하여 고통을 이기시는 어머니 은혜 ③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는 은혜 ④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뱉아 먹이는 은혜 ⑤진 자리 마른 자리 가려 누이는 은혜 ⑥젖을 먹여서 기르는 은혜 ⑦손발이 닳도록 깨끗이 씻어주시는 은혜 ⑧먼 길을 떠나갔을 때 걱정하시는 은혜 ⑨자식을 위하여 나쁜 일까지 짓는 은혜 ⑩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는 은혜 등이다.

노납이 새삼 부모은중경을 소개하는 것은 땅에 떨어진 천륜을 보면서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이다. 노인이 된 부모들은 외롭고 쓸쓸하다. 도회지로 떠나간 자녀들이 명절이나 어버이날에 삐죽 한번 얼굴 내밀며 간간이 전화하고 용돈만 부쳐 오는 꼴이다. 그래도 이런 노인은 행복한 편이다. 삼백예순날 소식 한 자 없는 자식들이 적잖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아들이 재산 문제로 부모를 버리는 천인공노할 일들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어버이날을 맞아 잃어버린 천륜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모은중경의 정신을 되새기고 경로효친 정신을 제대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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