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손가락 딸각-방아쇠 수지
도민보감-손가락 딸각-방아쇠 수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5.08 15:5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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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손가락 딸각-방아쇠 수지

방아쇠 수지는 손가락 통증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손가락 힘줄에 생기는 염증 또는 종창을 말하며 ‘탄발지’라고도 일컫는다. 손가락 마디를 구부릴 때 힘줄이 마찰을 받아 ‘딱딱’소리와 함께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듯한 저항감이 느껴진다고 해서 ‘방아쇠 수지’라 불린다. 중지와 약지에서 많이 나타나며 엄지손가락에서 발병하기도 한다. 방아쇠 수지 발병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50-60대와 40-50대 중년 여성이다. 중년 주부는 손과 손가락을 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반복적인 가사 활동으로 인해 위험에 취약하며, 최근 시니어들의 과도한 휴대폰 사용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젊은 층에서도 손가락을 많이 쓰는 직업군인 요리사, 미용사, 건축기술사, 연주자, 스포츠 선수 등에서도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은 주로 엄지손가락과 3~4번 손가락에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마찰이 일어나는 부위에 통증을 느끼는데 방아쇠 소리와 유사한 ‘딱딱’ 혹은 ‘딸각’거리는 마찰음(방아쇠 현상)이 들리는 경우가 흔하다. 통증이 느껴지는 손가락을 늘려주는 동작을 하면 심한 통증이 있고 심할 경우 손가락이 굽혀지거나 펴지지 않는 강직 증상이 나타난다. 방아쇠 수지는 자고 일어나서 특히 심해지는 기상통의 특징을 가진다. 밤사이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상태로 있으면 손가락을 굴곡 시키는 건막 사이 공간에 활액이 부족해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기상통은 시간이 지나고 손가락을 점점 쓰게 되면 활액이 다시 채워지며 부드러워진다. 그러므로 오전에 손가락이 많이 굳었다고 하여 무리하게 움직이거나 스트레칭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치료에 앞서 무엇보다 손을 사용하는 것을 줄이고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휴식을 취하면 자연적으로 증상이 완화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염증 완화를 통해 통증을 줄이고 인대와 힘줄을 튼튼하게 하는 보존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한방 치료의 종류로는 약침이나 봉침, 일반 침, 뜸, 부항 등이 있으며 모두 함께 병행하여 시행하게 된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한방 치료의 한 종류인 도침 치료에 경혈초음파를 결합하여 시술하였을 때 방아쇠 수지의 치료 효과가 유의미하게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으로 한방 치료의 효과가 전 세계적으로 입증되었다고 볼 수 있다. 도침은 섬유화되고 유착된 조직의 병변을 즉각적으로 치료하는 침의 한 종류로 많은 한의원에서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일반 침보다 두껍고 자극이 강하지만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드라마틱하게 좋다. 경혈 초음파를 활용하여 정확한 부위에 시술하게 되면 부작용이나 위험도 거의 없는 편이다. 침과 약침으로 손가락 병변 부위를 치료하고 반복된 염증으로 인해 약해진 건막의 압력을 줄여주기 위해 도침을 사용하게 되는 것도 효과적이다.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에서의 관리와 생활 습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먼저 아픈 손가락과 이어지는 손바닥의 아픈 부위를 일부러 만지거나 마사지 등을 하지 않는다. 세게 누르거나 무리하게 움직이는 등 불필요한 자극을 주게 되면 염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또한 평소보다 손의 사용이 많은 날에는 체온보다도 좀 더 따뜻한 물에 넣어서 전체적인 근육의 긴장을 완화해주는 게 좋다. 압통이 있는 압통 부위를 누르는 것은 무리가 되지만, 치료에 도움이 되는 자리를 지압하는 것은 예방에 효과적이다. 특히 ‘양계혈’은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렸을 때 움푹 파인 곳에 위치한 혈자리인데, 이곳을 가볍게 눌러 지압하면 손가락의 전체적인 통증과 긴장을 해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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