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장미의 계절 5월
진주성-장미의 계절 5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5.16 16:0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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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장미의 계절 5월

5월은 장미의 계절이다. 예쁘게 피었다. 활짝 피어 예쁘다. 곱게 피어 고맙다. 5월을 팡! 하고 터뜨렸다. 장미의 빛깔은 곱다. 흰 꽃은 화사해서 좋고 빨간색은 영롱해서 좋고 자줏빛은 우아해서 곱다. 아낌없는 열정의 발산이고 무한한 가능성의 표출이며 그칠 줄 모르는 도약이고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다. 환희의 꽃이며 청춘들의 꽃이다.

장미는 있는 그대로를 내주고 마음껏 피는 꽃이다. 감추지 않는 속내, 머뭇거리지 않는 용기, 굴절 없는 진실, 가식 없는 표현, 거침없는 자유를 마음껏 발산하며 천상의 나팔 소리에 찬란한 태양과 눈을 맞춘다. 구김살 없이 당찬 꽃이다. 피 끓는 젊음의 꽃이다.

장미는 혼자이기를 거부하고 어울려서 함께하기를 좋아하며 함박웃음을 좋아하여 새들을 노래하게 하고 나비를 춤추게 하며 이슬을 방울방울 빛나게 하는 꽃이다. 주고 또 주어도 그냥 좋아서 활짝 웃는 장미는 순진하고 발랄한 청춘들의 꽃이다.

장미가 활짝 핀 5월이다. 청춘들이여! 찬란한 태양을 마주 보라! 새로운 열정이 끓어오르고 꿈의 날갯짓이 창공을 나른다. 여명 걷힌 새벽이 청춘들을 부른다. 어두운 밤에서 벗어나야 한다. 분노의 유혹을 떨쳐야 하고 원한의 불꽃을 덮어버리고 좌절의 늪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분노는 오라가 되고 원망은 멍에가 된다. 꿈을 깨지 못하면 아침이 없고 일어서지 못하면 달리지 못한다. 개구리도 얼음장 밑에서 기나긴 겨울을 견뎌냈고 돌아온 제비도 날갯죽지가 아리도록 남태평양의 하늘을 날았다. 도움닫기 앞에서 조금만 비켜주었더라면, 턱걸이로 바둥거릴 때 조금만 받쳐주었더라면, 하고 서운해하지 않아도 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들 그랬다. 먼저 간 사람은 일찍 나섰고 앞선 사람은 한 걸음 더 빨리 걸었을 뿐이다. 지금이 제일 빠른 출발이다.

나서라! 청춘들이여! 광야는 청춘을 위해 마련되었고 하루는 마음껏 달리라고 열어두었다. 산이 있어 넘기 좋고 강이 있어 건너기 좋으며 절벽이 있어 오르기 좋지 않은가. 떨어져도 깨어지지 않을 젊음, 넘어져도 일어서고 휘어져도 부러지지 않을 젊음, 우쭐거려도 민망하지 않을 청춘이 아닌가.

보라! 청춘들이여! 푸른 하늘은 더 높이 뛰라 하고, 짙푸른 산은 푸른 깃발로 응원하며, 5월의 장미가 청춘들을 환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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