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손목 터널 증후군
도민보감-손목 터널 증후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5.22 16:1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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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손목 터널 증후군

스마트폰과 PC 등 전자기기의 사용이 늘면서 증가한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손목 터널 증후군이다. 과거에는 손을 사용하여 하는 일이 많은 주부들에게만 주로 빈발하는 질환이었다면, 근래에는 남성과 젊은 층에서도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누구나 미디어나 주변에서 손목 터널 증후군, 혹은 수근관 증후군이라는 명칭은 흔하게 들어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증상과 원인, 치료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손목이 아프면 무조건 손목 터널 증후군인가보다 막연히 생각만 하는 분들이 많다.

손목에 통증을 일으키는 여러 질환 중 어떠한 것을 손목 터널 증후군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손목 터널 증후군에서 이야기하는 ‘터널’, 즉 수근관은 우리 손목 앞쪽을 지나가는 뼈와 인대로 구성된 터널 모양의 공간을 이야기한다. 그곳으로 여러 개의 힘줄과 정중신경이 지나가는데, 이 공간이 좁아지면 정중신경이 눌려 손상을 받게 된다. 그에 따라 정중신경이 지배하는 손바닥과 손가락 1~4지 안쪽까지의 영역에 감각 이상이나 통증이 발생하게 되니, 이것이 손목 터널 증후군이다. 공간이 좁아지는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보통은 손목 터널을 덮고 있는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발생한다.

주 증상으로는 일단 손목 통증, 손바닥과 1~4지 내측 부위의 저린 감각이 있는데, 주로 밤에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질환이 오래 진행된다면 손바닥 엄지측 근육의 위축을 초래하기도 한다. 정중신경의 손상이 있는지 알아보는 이학적 검사법으로는, Phalen’s test가 있다. 양팔을 들어 손등이 아래로 마주한 채 손목이 90도 꺾인 자세를 60초가량 유지해 보면 된다. 해당 자세에서 손목에 저림과 통증이 유발된다면 손상이 있다는 뜻이다. 질환이 심화되어 근육 위축이 나타났는지를 알아보려면, 엄지와 새끼손가락 끝을 이어 붙인 자세로 힘을 준 채 손바닥의 엄지 쪽 두툼한 부분을 눌러보면 된다. 정상인 경우 강한 탄력이 느껴지는데, 위축이 있다면 물컹하게 들어갈 것이다. 이러한 수근관 증후군은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빈발하며, 나이대는 40~60대의 중장년이 많고 그 외에 비만, 노인, 당뇨, 투석환자 층에게도 더욱 발생하기 쉽다.

한의학에서는 손목의 저림과 감각 이상을 비증(痺證)으로 보는데, 그 원인은 한습의 침입이나 경락의 불통으로 본다. 이에 다양한 방법으로 보존적인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침, 뜸, 봉침, 약침, 도침, 자락, 추나, 탕약 등의 치료 요법을 적용하게 된다. 손목 터널 증후군에 대한 한의학적 침구 치료의 효능은 여러 논문을 통하여 입증된 바 있다. 국내에서도 많은 연구들이 있었고, 2017년 논문 ‘Rewiring the primary somatosensory cortex in carpal tunnel syndrome with acupuncture’에서는 한국 한의학 연구원이 미국 하버드 의대와의 공동 연구를 시행하였다. fMRI 등 다양한 평가 도구를 사용하여 통증을 측정하였을 때, 침구 치료는 해당 부위를 직접 치료하는 근위 취혈과 경락을 활용하여 치료하는 원위 취혈 모두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나타냈다.

손목 터널 증후군을 예방하려면 평소 같은 자세로 오랜 시간 손을 사용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PC를 사용할 때는 손목이 구부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손목 패드를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손목을 털거나 손을 쭉 뻗어 깍지를 낀 채 스트레칭을 해 주는 것도 순환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대부분의 질환이 그러하겠지만, 손목 터널 증후군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면 빠르게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손목을 쓸 때마다 통증이 발생하고, 저림 증상으로 밤에 수면도 원활하지 않게 되면 삶의 질이 많이 저하된다. 소중한 손을 잘 관리하고 질환이 생기기 전에 미리 예방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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