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교통사고 후유증-뼈만 안 부러졌으면 괜찮다?
도민보감-교통사고 후유증-뼈만 안 부러졌으면 괜찮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6.04 15:2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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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교통사고 후유증-뼈만 안 부러졌으면 괜찮다?

길고도 길었던 코로나 시대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매년 찾아왔던 여름이지만 올해는 그동안 맘 편히 가지 못했던 여행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많을거라 생각한다. 실제로 두 번의 연휴가 있었던 지난 5월에는,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교통량이 급증하였고 그만큼 교통사고도 매우 많았다고 한다. 사고는 누구에게나 예기치 못하게 일어날 수 있지만, 그 사고로 인한 후유증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어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교통사고로 골절이나 출혈 등의 외상이 분명하면 병원에서 적절한 처치를 받게 된다. 하지만 사고 직후 눈에 보이는 심한 외상이 없는 경우, 치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서 그 후유증으로 인해 고생하시는 분들을 한의원에서 많이 보게 된다. 사고 직후에는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 때문에 통증을 잘 못 느끼기 쉬운데, 보통 사고 이후 3~10일 사이에 불편함을 자각하는 경우가 많다.

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우리 몸은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인해 근육이나 기관들에 크고 작은 손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중 가장 흔한 것이 편타성 손상이다. 차량이 충돌하면서 목이 앞뒤로 과도하게 꺾이는 것이 채찍을 휘두를 때의 움직임과 비슷하다 하여 편타성 손상이라 하는데, 이때 목뼈 자체가 부러지지 않더라도 주변 근육, 인대의 긴장으로 인한 목 통증뿐만 아니라 경추를 관통하는 신경의 손상과 관련된 두통,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평소 거북목 증후군이 있거나 목 주변 근육이 경직되어있는 사람들은 사고를 기점으로 목 통증이 매우 심해지거나 디스크로 발전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 외에도 교통사고 후유증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목, 어깨, 허리, 다리 등 신체적인 통증 외에도 가슴 두근거림, 수면장애, 집중력 저하, 불안감, 손발 저림 등의 기능 장애가 동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후유증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반복적으로 발생하거나 만성화되는 경우도 많아 꼭 제대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러한 증상의 원인이 외과적 검사상으로는 드러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가벼운 사고였다 해도 작은 증상이라도 있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받고 후유증이 남지 않도록 이른 시일 안에 제대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후유증의 원인을 어혈로 보는데, 어혈(瘀血)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서 쌓인 염증과 노폐물을 일컫는다. 사고 충격으로 인해 미세혈관이 파열되면서 발생한 어혈이 체내에 뭉치면서 여러 가지 증상을 유발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약, 침 부항, 추나 치료 등은 어혈 배출과 근육 긴장 완화, 틀어진 척주 교정을 통해 효과적으로 통증을 완화하고 후유증을 감소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의료기관을 찾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평소 집에서 편하게 지압할 수 있는 혈자리를 몇 가지 소개하자면, 목이 잘 안 돌아가고 아플 때는 수삼리(手三里)혈이 효과적이다. 수삼리혈은 팔을 가볍게 구부렸을 때 팔꿈치 주름의 바깥쪽 끝에서 손가락 4개 너비만큼 아래로 내려온 곳에 있다. 그리고 허리통증이 있을 때는 곤륜(崑崙)혈을 추천한다. 곤륜혈은 복숭아뼈와 아킬레스건 사이 움푹 들어간 곳에 있으며 다리 저림에도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두통이 심한 경우 흔히 관자놀이라고 부르는 태양(太陽穴)혈을 지압해주면 두통과 피로감에 도움이 된다.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떠나는 모든 길이 안전하고 편안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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