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매사를 무리하게 서둘지 말자
칼럼-매사를 무리하게 서둘지 말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6.13 16:09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매사를 무리하게 서둘지 말자

탐욕은 무지한 마음에서 일어나고, 무지한 사람은 있는 것을 없는 것으로 알고,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으며, 이익된 것을 해가 되는 것으로 알고, 해가 되는 것을 이익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기 때문에 불행한 결과를 가져온다. 모든 것을 바로 알고, 선한 마음을 쓰면 업장이 소멸되어 삶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되어, 고난과 재앙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면 하는 일마다 순조로워서 복덕을 성취하게 된다. 지혜와 복덕이 우주에 충만해 있지만, 각자의 그릇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마음 그릇을 키워나가자. 나의 그릇이 종이컵만 하면 많은 양의 비가 내려도 받은 물의 양은 종이컵 하나에 불과하다. 생각의 폭과 마음 그릇을 키워나가면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다. 제법실상(諸法實相)이라, ‘세상만사에 집착하지 말자.’

자신의 이익과 자신의 출세만을 위해 살아간 사람들은 심신이 황폐한 못난 사람들이다.

모든 일을 서둘지 말자. 천 리 길도 지금의 자리에서 첫발부터 한 발짝씩 내딛어야 그것이 쌓이고 쌓여서 십 리, 백 리, 천 리를 갈 수 있다. 어떤 목표를 세울 때는 확신을 갖고 세워야 한다. 이게 잘될까? 의심하며 세운 계획은 실패를 계획하고 있는 것과 같다.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끝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티끌 모아 태산처럼, 작은 성과가 쌓여 큰 성과가 된다.

계획한 일이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하자. 웃음으로 시작하여 싸움으로 끝내고, 밝게 시작하여 어둡게 끝내고, 축복 속에 결혼하여 비극적 파혼을 해선 안 된다. 성공하려면 주변과의 호흡이 중요하다. 마음 맞지 않는 사람과의 동행은 십 리도 못가 발병 난다. 로마의 위대한 철학자 ‘세네카’는 사람은 죽는 것이 아니라, 자살하고 있다고 하였다. 과음, 과식, 무절제, 타락, 고민, 불안, 공포, 질투, 게으름 등 자기 무덤을 자기가 열심히 파고 있는 것이다.

중생들은 번뇌 망상으로 매일 생명을 단축하고 있다. 무지한 사람은 날이 갈수록 더욱 멍청해지고 어리석어진다. 모든 일을 결코 서둘지 말자. 일의 성취란, 나무에 나이테가 생기듯 세월 따라 조금씩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 몸은 인격을 담는 그릇이요, 영혼과 양심을 담는 그릇이며, 정신이 사는 집이다. 고초를 겁내지 말고 잡다한 지식보다는, 삶의 지혜를 배워나가자.

자신의 마음속에 존재한 번뇌부터 털어내야만 내생도 보장된다. 마음을 잘못 다스린 사람은 내생이 불행해진다. 부처님은 ‘바른 법을 모르는 사람은 생사의 밤길이 길고 멀다’ 하셨다.

계획한 일의 성공 여부는 자신의 처세에 달려있다. 물은 담는 그릇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물의 양과 모양이 바뀌듯이, 세상은 고정된 것이 아니어서 항상 다르게 작용하며 나타나게 된다. 세상은 수시로 변화하고 사람들의 사고도 변하고 있으며, 개인의 생각도 서로 다르다. 각자의 근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항상 좋은 일만 있기를 바라지 말자.

산에도 높이 올라갔으면 그만큼 꼭 내려와야 하고, 밀물과 썰물, 일출과 일몰, 춘하추동, 생사, 생멸과 같은 이치로서, 이것과 저것이 나타나는 때가 다르기 때문에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반드시 있다. 주변과 화합하며 늘 착한 일을 많이 하면, 좋은 일이 많이 찾아온다.

거울 자체는 무색으로 투명하지만, 검은 것이 오면 검은 것이 비추고, 빨간 것이 오면 빨간 것이 나타나지만 거울 색이 변한 것은 아니다. 변화무쌍한 상황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습관만이 놀라운 발전을 가져다준다. 겨울 추위는 가장 높은 곳부터 먼저 찾아오고, 따뜻한 봄은 가장 낮은 곳부터 먼저 찾아온다. 지금의 생활이 최저 바닥 생활이라면 그 바닥을 치고 올라올 날이 분명 있다는 확신을 갖자. 공은 힘껏 바닥으로 내려칠수록 그만큼 힘차게 더 높이 튀어 오른다. 온 힘을 다하여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나가면서도, 결코 서둘지 말자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