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경쟁자는 같은 목표를 향한 동행자이다
칼럼-경쟁자는 같은 목표를 향한 동행자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6.27 16:0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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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경쟁자는 같은 목표를 향한 동행자이다

모든 사람들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키나 몸무게, 인물도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성장해오면서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익히느냐에 따라 많은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 그것은 교육의 중요성 때문이다. 우리는 비록 혼탁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혼탁에 물들지는 말아야 한다.

교육은 폭넓게 다원적으로, 평생 동안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남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을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집착, 욕심, 불만, 경쟁 등 부정적인 생각을 내려놓고 머리와 마음을 비워나가자. 자신의 잠재적 소양을 계발하고, ‘이끌어주는 교육’을 연마하도록 하자.

몸은 마음에 의존하고 있고, 마음은 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몸이 아프면 마음이 아프고,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게 된다. 정신의 칼날을 무디지 않게 갈고 닦으며 순리대로 살아가자. 순천(順天)자는 흥하고, 역천(逆天)자는 망한다. 경쟁자를 적으로 생각하지 말자. 그들을 잘 살펴보면,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완성하기 위하여 같은 목표를 향한 동행자들이다. 겉보기엔 상극관계 같지만, 그 일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동행자가 분명하다. 필자가 늘 착하게 살자, 서로 소통을 잘하며 살자고 강조한 것은 그만큼 착하게 살지 않는 사람이 많고, 서로의 소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모두 착하게 살고 소통이 잘되고 있다면 그런 말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 삶이 복잡하고 걸림돌이 많아도 그것을 바탕 하여 긍정적인 삶으로 나가야 한다.

남의 밥에 콩만 크게 보지 말자. “미운 놈 차버리면 떡고리에 빠진다”는 속담도 있다. 생로병사 속에 살더라도 밝은 얼굴로 피로한 기색 없이, 그런 것을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자. 자동차는 운전자에 의해 달리지만 동시에 자동차가 운전자를 태우고 달리는 것처럼, 인생은 상호의존 관계에 있다. 일은 남보다 한발 앞서 계획하고 빠르고 분명하게 성취해 내도록 하자. 실패한 사람들은 항상 얼굴이 어둡고 피곤해 보이며 짜증스러운 모습이다. 그들은 부정적이며 느린 동작에, 새로운 일의 시작에서는 언제나 막차 신세이며 이기적이어서 돈 벌기에만 급급하고 자기 배만 채우며 잘 먹고 잘 살고자 이해득실만 따지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부귀권력을 위한 탐욕으로 어제의 동지가 오늘은 적이 되고, 어제의 적이 오늘은 동지가 되는 이중인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지금보다 말 수와 말의 속도를 줄이고 목소리도 낮추어야 한다. 고위층 중에서도 경쟁자를 향해 말할 때 험한 인상으로 고성을 지르며, 한마디라도 더 많이 하고자 빠르게 입을 놀려댄 모습을 본다. 참 부끄러운 장면이다.

갇혀 있는 것은 나오고 싶어 하여 새장 속에 갇힌 새는 문만 열면 튀어나오고, 우리 내부에 갇혀 있는 말들도 입만 열면 나오고, 몸속 혈관에 갇혀 있는 피도 바늘구멍의 상처만 나도 흘러나오기 때문에 이해는 가지만 말 수와 말의 속도를 줄이고 목소리만 낮추어도 안정된 사회로 갈 수 있다. 높은 사람들은 똑똑하고 아는 것도 많고 잘났다는 걸 모른 사람이 없다.

그러나 우쭐거리면 천해 보이고 가치 없어 보인다. 사람의 육신은 비록 볼품없더라도 마음에는 최상의 선(善)한 진실성이 들어있을 때 수승하고 미묘한 향기가 풍겨나는 것이다.

사물이나 감각, 모든 현상과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지혜를 갖추고, 나에게도 부족함이 있다는 걸 알면 겸손해진다. 어리석음이 어둠이면 지혜는 밝은 빛이다. 빛은 어둠이 주는 공포를 한순간에 없애 버린다. 지혜 앞에서는 진실과 거짓, 선악, 총명과 무지가 확연히 드러난다. 자신을 내세우면 두렵고 불안하지만, 겸손할 줄 알면 당당하고 여유롭게 된다.

말할 때 인상 쓰고 고함지르며 한마디라도 더 빨리, 많이 하고자 연속적으로 입을 놀려댄 것은 세상이 두렵고 불안하다는 증거다. 탐욕과 자신만을 위한 삶은 괴로움의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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