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100세를 사는 세상
도민칼럼-100세를 사는 세상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7.06 15:58
  • 15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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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선/시조시인·작가
강병선/시조시인·작가-100세를 사는 세상

2, 3십 년 전에 들은 얘기다. 선진국에서는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놀고 있어도 국가에서 주는 것만 갖고도 먹고 살 수 있다는 정말 꿈같은 얘기를 들었었다. 우리나라는 잘 사는 나라처럼 언제 복지국가가 될 수 있을까 하고 이처럼 잘 사는 복지 선진국들을 부러워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꿈 같았던 얘기가 우리나라에도 현실로 다가왔다. 의료보험제도가 실시되어 감기만 걸려도 병원에 쫓아가 푼돈 얼마 내고 치료받는다. 나라에서는 각종 건강식품을 먹고 있는 국민을 정기적으로 검진한다. 몸에 조그마한 이상이 생기면 초기에 치료해주니 불치병이었던 각종 암도 극복해 장수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 전쟁을 겪는 동안 먹을 것이 없어 배고파 죽는 사람이 비일비재했었다. 얼마 전에만 해도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던 후보자가 배고파 못 살겠다 죽기 전에 살길 찾자며 선거 구호로 사용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질 좋은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세상이다. 걸핏하면 부른 배를 문지르며 배불러 죽겠다는 슬픔 아닌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나라가 되었다.

좋은 예로 코로나가 극성이자 전 국민 백신 접종하고 재정지원금을 몇 차례나 지급해 주질 않던가. 재산이 없는 가난한 사람은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로 정해 주택을 마련해 주고 국가에서 책임지고 먹여 살려 주기까지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몸에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장애 수당을 지급하고 보호해 준다. 국민연금제도가 시행되어 정년을 퇴임한 직장인들이 죽을 때까지 지급되는 연금으로 편안하게 살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 국민 평균 수명이 1980년대인 40년 전에는 66세였다가 2020년 현재 83.5세라고 한다. 남자가 80.5세, 여자가 남자보다 보다 6년이나 오래 살아 86. 4세로 통계청에서 발표했다. 요즘 주변을 보면 90대가 넘는 사람이 정신도 맑고 혼자서 거동도 잘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가 하면 2020년 8월 말 기준으로 주민등록상 100세 이상 인구는 2만1411명으로 남자가 5203명 여자가 1만6208명이라고 한다. 이제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는 살기 좋은 나라에 올라섰다.

인생은 60부터란 말은 내가 어렸을 때 초등학교에 다닐 때 이미 들어왔던 말이다. 나이를 먹고 성인이 되면서는 이 말이 오랫동안 의구심을 자아내게 했다. 이유인즉 몇십 년 전만 해도 환갑나이가 되면 누구나 몸이 노쇠해져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혹은 8, 9십까지 사는 사람이 있었지만, 가물에 콩 나듯 했었다. 오죽하면 회갑을 맞는 사람은 가족들이 기념해주고 축하 잔치를 성대하게 열어 주었을 것인가. 이처럼 회갑 나이 때가 되면 이미 죽거나 살아 있다 해도 몸은 늙어 움직이지 못할 형편인데 무슨 놈의 인생 설계를 60부터 짠다는 말이냐고 강하게 부인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한 사람도 회갑 잔치를 열려고 하지 않는다. 심지어 칠순 잔치를 하려는 사람은 세상 눈치를 살펴야 할 정도이다. 이제는 인생은 80부터라 해도 딱 어울리는 말이 되었다.

얼마 전인 6, 7년 전엔가 싶다. 어느 여자가수가 100세 인생이란 노랫말에 아직은 죽을 때가 아니랬다. ‘나를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못 간다고 일러라’라고 노래해 하루아침에 인기스타가 되었었다. 저승사자가 부르러 오거든 어떤 핑계라도 대서 더 오래 살다 가겠다는 노랫말이다. 이처럼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으니 죽지 않고 오래 살고 싶어 하는 것은 누구나 같은 마음으로 인지상정이지 않겠는가.

그런데 마치 천년만년 살기라도 하는 것처럼 하고 사는 사람도 있다. 100세를 살고 혹은 10년을 덤으로 살 수는 있다지만, 120년은 살지 못할 것으로 본다. 옛날 같으면 이미 저세상으로 갔을 나이다. 수억, 수십억 재산을 가진 사람들이 죽기 아니면 살기로 악착같이 재물 모으기에만 여념이 없는 걸 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맨몸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간다고 하지 않던가. 금고에 금은보화를 쌓아 놓고 현금을 수억 쌓아 놓은들 죽을 때는 단돈 만원 한 장 소지 못한다.

이처럼 염라대왕께선 공수래공수거 원칙을 철저히 적용한다는 것이다. 대통령 권세를 가졌다 해도 마찬가지다. 저승을 갈 때는 한 푼도 소지 못 하는 것이 인생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스스로 현명하게 판단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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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암 2023-07-18 17:22:40
쌍둥 할아버지, 로그인 하지 않아도 댓글 달게 열어 놓았습니다. 100세 사는 글 잘 읽었고요 눈 밝을 때에 댓글도 달면서 소통 합시다. 용도 폐기 되기 전에 문학 활동도 활발하게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