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대종사(大宗師)의 책임
진주성-대종사(大宗師)의 책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7.16 15:1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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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 대종사/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 대종사/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대종사(大宗師)의 책임

보잘것 없는 소승이 분수에 넘치는 대종사(大宗師) 법계를 품서 받았다고 불국정토회 회원들과 신도 여러분들이 황송하게도 지난 14일 축하 법회 자리를 마련해 주셨다. 소승이 산문에 들어온 지도 어언 6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돌이켜 보면 참으로 길고도 긴 시간이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불현듯 스쳐 지나간 찰나의 순간들인 것 같다. 60년이 넘게 산문 생활을 하는 소승이 과분하게도 조계종 최고의 법계인 대종사에 품서된 것은 우리 신도 여러분들의 한결같은 믿음과 정성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소승은 산문에 있는 동안 오로지 부처님의 동체대비 정신과 무소유를 실천하려고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고 자부한다. 동체대비는 부처님과 보살의 대자비를 말하는 것으로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이다. 동체대비는 어렵고 약한 자를 돕는 것이며, 조건 없는 나눔을 의미한다. 부처님께서 팔정도 중 보시를 으뜸으로 하신 것도 그 때문이다.

소승은 부처님의 동체대비를 실천하기 위해 재소자와 장애인, 불우 청소년, 혼자 사는 어르신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면서 아픔과 사랑을 함께 나누었다. 교도소 재소자 위문도 그렇게 시작했고 불우 청소년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급하고 오갈 데 없는 청소년 10여 명을 직접 절에 데려와서 사회인으로 성장시킨 것도 동체대비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또한 몸이 성치 못한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40여 년 가까이 어르신 경로잔치를 연 것도 모두 부처님의 동체대비의 자비정신을 실천하면서 무소유를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것이었다. 번뇌는 욕심에서 비롯된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돈이나 명예나 이성에 대한 탐욕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번뇌가 끓어오를 수밖에 없고 시기와 질투가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번뇌를 없애는 하나의 방편으로 자신을 철저하게 비우는 무소유가 필요한 것이다. 공수래공수거의 정신을 실천하면서 자신을 내려놓을 때 번뇌망상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종사라는 자리는 높은 지위에 걸맞게 막중한 책임이 부여되는 자리인 만큼 출가 당시의 초심을 세워 참된 진리를 사회에 전하는 불교계의 어른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해본다. 보잘 것 없는 소승에게 대종사 법계를 품서해 주신 조계종단에 감사드리며, 축하 법회까지 마련해주신 신도 여러분에게 재삼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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