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하모(아무렴)
아침을 열며-하모(아무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7.24 16:2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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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하모(아무렴)

비님이 살포시 오는 어느 날 진주에서 가까운 김해시를 다녀왔다. 화포천 봉순이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뭉친 멋진 다섯 분이 모여 봉자매협동조합을 만들어 관광두레 활동과 인근지역 노인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소통, 원예 등 여러 프로그램을 접목하여 진행하고 있다.

비의 향기에 딱 맞는 커피를 한잔으로 화포천 황새 봉순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김해시 소재 화포천 생태공원에 2014년에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Ⅰ급)가 찾아왔다. 당시에는 우리나라에서 황새는 사라져 겨울에 잠시 만날 수 있는 철새인 황새가 찾아와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있으니 가슴 뛰는 기적 같은 일이었다고 한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는 속담이 있는데, 황새는 몸체가 흰색으로 몸길이 112cm, 날개길이 195cm 정도로 큰 물새이다. 황새는 눈 주위와 다리는 붉은색이고, 부리와 날개깃은 검은색으로 마치 하얀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은 듯한 우리의 텃새이지만, 지금은 멸종위기의 귀한 철새가 되었다.

우리나라 토종 황새는 1971년경 밀렵꾼의 총에 의해 수컷을 잃은 암컷 황새가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져 1983년부터 1994년까지 살았다. 안타깝게도 1971년 이후부터 황새는 매년 우리나라에 아주 적은 수가 찾아와 월동하다 가는 겨울 철새가 된 것이다.

우리 땅에 황새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조류학계뿐만 아니라 문화재청에서 황새 복원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었다. 이러한 황새 복원 사업과 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하늘에 닿았음인지 일본에서 찾아온 황새가 얼마나 반갑고 소중한 생명이었는지 봉순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봉순이 다리에는 J0051컬러링을 달고 있어 추적을 해보니 일본(효고현 토요오카시) 황새 복원 지역에서 자연 부화(2012년 4월 6일)하여 6월 11일 둥지를 떠난 황새로 우리의 화포천 근처 봉화마을 논에서 먹이를 사냥하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첫 만남을 안겨 주었다. 사냥을 하고 나면 논 근처 전봇대 등 높은 곳에서 소화를 시키고, 휴식을 취하며 깃털을 매만지는 평온한 봉순이를 보며 모두 행복의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행복의 미소를 만들게 해준 봉순이가 찾아오기 7년 전부터 봉화마을은 친환경생태농업을 시작하여 황새에게 풍부한 먹이와 안전한 잠자리가 제공할 수 있는 모두의 노고가 빛을 발하는 결과물이었다. 이러한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녹아 있는 아름다운 봉순이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여 자신들의 지역을 살뜰하게 살피는 봉자매협동조합의 활동과 마음에 존경을 표한다.

우리 진주도 남강과 진양호에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살고 있고, 귀여운 홍보대사가 되어 하모라는 이름의 마스코트가 탄생 되었다. 진주를 상징하는 의미로 진주(Pearl) 목걸이를 하고, 머리 위에 모자처럼 귀엽게 조개를 쓰고, 파도 무늬 꼬리를 달고 맑은 물의 도시, 진주시를 누구에게나 정감있게 보여주고 있다. 하모라는 이름도 ‘아무렴’의 진주 방언으로 희망과 용기를 주는 진주 시민의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을 의미있게 담고 있다.

진주는 깊은 유래를 담고 있는 무구한 역사의 도시로서, 설화가 함께 어울려진 스토리텔링이 있는 도시, 무궁하게 성장하는 도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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