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맥(脈) 못추는 여름, 생맥산(生脈散)으로 이겨내자
도민보감-맥(脈) 못추는 여름, 생맥산(生脈散)으로 이겨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8.02 16:2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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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맥(脈) 못추는 여름, 생맥산(生脈散)으로 이겨내자

전 세계 곳곳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에서는 올해 7월이 역사상 가장 더운 달이 될 거라고 밝혔다고 한다. 한국도 긴 장마가 여러 지역에 피해를 주더니 비가 그치자 이번엔 폭염주의보가 연달아 발효되고 있어 잠깐만 밖에 나갔다 와도 “아이고 더워 죽겠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최근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흔히 일사병, 열사병이라고 하는 것들을 통틀어 온열질환이라고 하는데, 너무 뜨거운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체온을 조절하는 기전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게 된다. 체온 조절이 원활하지 않으면 피로감과 함께 근육 경련, 두통, 어지러움, 오한, 메스꺼움,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방치 시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으니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시원한 환경으로 이동하여 물을 섭취하고, 의식이 없다면 119에 신고해야 한다.

여름철 더위로 인한 질환을 동의보감에서는 서병(暑病)이라고 하며, 그 원인을 ‘열상기 열상진액(熱傷氣 熱傷津液)’이라 표현한다. 이는 열이 진액을 상하게 한다는 뜻으로, 증상은 열이 나고 땀을 흘리며 얼굴에 기름때가 낀 것 같고 입이 마르며 가슴이 답답하고 권태감이 있으며 때로 정신이 흐려진다고 한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기를 보충해야 하는데, 여름철 기를 북돋는 가장 대표적인 처방으로 생맥산을 들 수 있다. 간혹, “한약을 여름에 먹으면 땀으로 다 빠져나가니 봄가을에만 먹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잘못된 오해다. 땀은 대사 후 남은 노폐물이 배출되는 것으로 한약의 유효 성분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여름철에는 체력소모가 크고, 에어컨과 찬 음식 등으로 인해 소화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몸의 기혈을 보존하고 비위 기능을 정상화하여 여름을 건강하게 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생맥산은 말 그대로 맥을 살리는 약으로, 여름철 더위로 인해 손상된 기와 진액을 보충한다. 맥문동, 인삼, 오미자 세 가지 약재로 구성되어 있으며, 집에서 끓여 마신다면 하루 용량 기준 맥문동 20g, 황기 10g, 오미자 10g을 물 2L에 넣고 약한 불로 한 시간 정도 끓여 절반 정도로 졸여서 식힌 후 물처럼 마시면 된다. 맛이 복용하기 어려운 경우 꿀을 첨가해도 되고, 차갑게 마셔도 좋다.

맥문동(麥門冬)은 몸의 열을 식혀 땀을 줄이고 진액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여, 입이 마르고 갈증이 나는 증상을 개선한다. 인삼(人蔘)은 예로부터 대표적인 자양강장 약재로, 기운을 보강하고 면역력 강화, 혈액순환을 돕는다. 다만 인삼은 열을 내는 약재라 열이 많은 사람이 인삼을 장기간 많은 양을 복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하는데, 생맥산의 경우 맥문동과 오미자가 인삼과 조화를 이루고 성질을 보완해주기 때문에, 체질과 관계없이 먹을 수 있다. 단, 지병이 있거나 심한 열증으로 치료 중인 사람이라면 한의사와 상담 후에 복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오미자(五味子)는 다섯 가지 맛을 가지고 있어 오장에 두루 작용하는 약재로, 밖으로 새는 기운을 안으로 잡아주는 효능이 있어 원기부족, 스트레스, 더위 등으로 지친 몸에 활력을 보충해준다. 생맥산을 끓이기 어렵다면 오미자 하나만 달이거나 청으로 만들어 마셔도 새콤달콤 맛있는 여름 음료가 된다.

무더운 여름, 피할 수 없다면 생맥산과 함께 건강하게 이겨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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