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호신용 은장도를 휴대하자
진주성-호신용 은장도를 휴대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8.09 15:2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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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호석/진주 문화원 향토연구실장·향토사학자·시인
추호석/진주 문화원 향토연구실장·향토사학자·시인-호신용 은장도를 휴대하자

산청 출신 유명한 유학자, 안동 출신 유명한 유학자. 근엄한 유학자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것인지 길이 10cm 전후의 비상용 칼을 휴대했었다고 전해 온다. 우리도 자동차 운전석 시트 아래에 호신용 목검을 숨겨 둘 필요가 있게 되었다. 여성들은 핸드백 안에 화장품 대신에 은장도를 휴대해야 된다. 충격기, 가스 발사기, 작은 칼, 은장도 정도는 항상 가지고 다니다가 급할 때 사용토록 할 필요가 있다. 이는 마음의 안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지만 ‘불이야’ ‘불이야’ 외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경우도 있다.

일제시대 중요 언론 보도를 보면 악한 내용은 별로 없고 선한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요즘 언론들은 경쟁적으로 악독한 내용이 넘친다.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범죄가 많아지고 다양해졌다고 말하지만, 그 당시에도 옛날 보다 요즘 젊은이들은 악해졌다고 호소하는 지방 신문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시대에 따라 요즘 젊은이들은 옛날과 달라졌다고 말했었다는 것이다.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어른, 아이를 모르고 예의범절이 없는 시대가 된 것은 전적으로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 옛날에는 따뜻한 밥 세 끼만 먹으면 기초 욕구가 채워진 것으로 보았고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족하며 살았다. 지금은 남과 비교하며 위축된 자신을 보면서 실망과 절망의 삶이 계속되고 어느 누구든지 걸리면 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1980년대까지는 대도시 변두리에 살면서, 도시의 초라한 월세 집에 살면서, 상대방의 집과 재력을 보고 자신도 조금만 노력하면 따라갈 수 있을 것 같았으나 요즘은 빈부격차가 너무 극심해져 10~20년 노력해도 전셋집 하나 얻기도 힘들게 되었고 따라가기 힘들고 막막함이 엄습해 오기 때문에 절망감이 가까이 옴을 느낀다. 욕구불만의 사람들이 곳곳에 돌아다닌다. 이들을 별도 교육 시킬 방안이 없고 당장 해결 방법이 없으니 우선 급한 대로 호신용, 방어용 무기가 긴요해졌다.

작년에 골목길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 뒤에서 누군가 달려오는 소리가 나서 뒤돌아보니 모르는 청년이 달려오더니 내 자전거를 차고 지나갔고 나는 넘어졌다. 그 청년이 다시 달려와 발을 드는 순간 나는 가방 속의 가스총 총구를 보이자 뒤로 물러나며 도망쳐 버렸다. 이제 인성교육 이전에 호신용의 휴대가 긴요해진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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