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밤이 두려운 불면증
도민보감-밤이 두려운 불면증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8.16 17:1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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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밤이 두려운 불면증

무더운 한여름 밤이 지속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야간에도 25도가 넘는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잠을 못 자 괴로운 사람들도 늘고 있다. 열대야의 덥고 습한 취침 환경이 수면 유지를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부족한 잠은, 다음 날의 컨디션에도 영향을 주어 쉽게 피로감을 느끼거나 주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처럼 잠에 드는 것이 힘들거나 자주 깨어 수면의 질이 좋지 않고, 그로 인해 다음날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질환을 ‘불면증’이라 한다.

잠은 왜 중요한 걸까? 흔히들, “잠은 보약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잠은 건강 유지에 있어 필수적이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의 뇌는 중요한 기억과 그렇지 않은 기억을 선별해 분류하고, 손상된 세포를 회복하고 신체의 기능을 조절하는 다양한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로써, 일과 중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휴식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잠이 부족하면 몸의 회복 속도가 더뎌지고 쉽게 피로하며, 무기력하거나 기분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미국 수면학회에서는 연령별로 적정한 수면시간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만 18세 이상의 성인은 7-9시간의 수면시간이 권장된다.

한의학에서는, 불면증은 크게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경우와 노화 등 기혈이 쇠한 경우로 나눠서 접근할 수 있다. 근심과 걱정이 많고,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고 늘어져 잠을 자지 못하거나, 최근 스트레스나 정신적 충격을 받아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불안, 초조하며 잠을 자기 어려운 증상 등이 전자에 속한다. 노화로 인해 수면시간이 줄거나, 과로나 큰 수술 이후 수면의 질이 악화된 것은 후자에 속한다.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위에 언급한 원인을 파악해 교정함과 동시에, 수면위생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다. 낮 시간 동안 햇볕을 쬐며 충분히 활동하고,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이 첫 번째 해야 할 일이다. 두 번째로, 잠들기 최소 30분 전에는 스마트폰과 TV 시청을 자제하여야 한다. 세 번째, 잠자리에 들기 전 따뜻한 물로 샤워하거나 물 한잔을 마시는 등 몸을 이완할 수 있는 일종의 수면 의식을 만든다. 네 번째, 침대는 잠을 자는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한다.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하거나 독서 등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도 종종 있는데, 숙면을 위해서는 절대금물이다. 다섯 번째, 수면을 방해할 수 있는 카페인의 섭취를 줄이고, 자기 전 음주나 식사를 하는 것을 삼간다. 마지막으로 각성제나 항우울제, 스테로이드제, 교감신경흥분제 등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물의 오남용을 피해야 한다.

이와 함께, 무더운 열대야의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한방차도 소개한다. 바로 연잎차이다. 한약재로서, 연꽃의 열매는 ‘연자육’이라고 불리는데 허약한 자가 쉽게 두근거리고 초조하며, 불안해할 때 사용되어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약이다. 연자육은 물론, 연잎 역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숙면에 도움을 준다. 또한 성질이 순하고 냉하여 더위와 열을 내려주며, 혈액을 맑게 하며 순환과 수분대사를 돕는 작용을 하여, 덥고 습한 여름철 숙면을 돕기 위한 차로 제격이다. 연잎차를 우려낼 때에는 잘 덖어 말린 연잎을 다기에 담고 뜨거운 물을 부어 1-2분 정도 가볍게 우려내어 복용하면 된다. 더운 한낮에 음용할 때에는 우려낸 연잎차를 차갑게 식힌 후, 얼음을 몇 조각 넣어 음용해도 좋다.

적절한 수면은, 인간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부디 소개해 드린 다양한 방법과 함께, 오늘은 푹 주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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