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문제는 그게 아니다
도민칼럼-문제는 그게 아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8.28 15:5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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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문제는 그게 아니다

정치에 관심이 있건 없건 요즘 모두 뒤숭숭하다. 왜 안 그렇겠는가! 말 그대로 먹고사는 문제가 걸려있으니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식생활을 채식이나 육식으로 바꾼다고 해도 바다생물은 인간생존의 필수식품이다. 특히 소금을 섭취하지 않고 살 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사재기를 하는 난리가 여전한 현실이다. 수산물시장, 식당들은 안전하다는 현수막과 일본산을 쓰지 않는다는 광고판까지 걸어 놓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우리 수산물은 안전하다며 안전호소문을 발표했다.

보는 시각들은 각기 다르다. 정치가 개입되면 자신들의 생각보다 자기가 지지하는 정당에 의해서 바뀌는 모양이다. 과학자들도 다르다. 다핵종제거기의 실효성이 별로 없다고 알고 있는 과학자들은 걱정이 크다. 반면에 삼중수소는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나라는 어디나 미량의 삼중수소를 다 내보내기 때문에 중국이나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황해에 핵발전소를 많이 설치한 중국이 더 문제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기준치를 넘어서지 않으면 모두 안전하단다.

문제는 그게 아니다. 삼중수소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원전은 플루토늄을 사용하지 않지만 일본은 혼합연료를 썼다고 한다. 3호기의 플루토늄이 다 녹아버렸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것이다. 일단 우리나라나 중국은 원자력발전소가 붕괴되지는 않았으니 비교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일본은 오염된 핵폐수를 바닷물로 희석해서 내보내겠다고 한다. 여기서는 믿음의 문제가 걸림돌이 된다. 일본과 도쿄전력을 못 믿는 사람들은 어떤 데이터를 내밀어도 믿지 못할 것이다. 이 불신은 일본 스스로가 자초한 면이 크다.

후쿠시마 원자력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단 한 명이라고 발표하고 자국 내 특정비밀보호법을 만들어 키워온 불씨다.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후쿠시마 원전 폭발을 다룬 영화 ‘더 데이스’가 상영되었다. 오염수 방류와 맞물려 많은 사람들이 보았다. 영화지만 시간대별 다큐의 형식을 보여주고 있어 생생했다. 책임감으로 무장한 원전 소장은 자신의 죽음은 흡연이라고 했지만 그 사고가 일어나고 2년도 되지 않아 결국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우리가 지금 난리를 치는 것은 플루토늄의 독성 때문이다. 불용성인 산화플루토늄이 흡입되면 주로 폐에, 가용성 플루토늄을 섭취하면 뼈와 간(肝)에 모여, 여러 장기에 침투해 암의 원인이 된다고 알고 있다. 게다가 24만년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말은 계속 쌓인다는 뜻이다. 여당은 이런 이야기가 과장되었다면서 광우병사태를 예로 든다. 그때도 괴담을 퍼트려 국민들을 호도했다고 속지 말라고 한다.

당시 광우병 잠복기가 5년이라고 한 것은 과장이 있었지만, 연구 결과 25년에서 30년이라고 한다. 광우병은 분명 존재하는 병이다. 그때 육우를 사료로 쓰는 소의 수입을 막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아직 25년이 되지 않았다. 그 또한 지금 비교 대상이 아니다. 소는 대체할 육류가 많고 아니면 채식을 하면 되지만 바다생물은 안 된다. 소금을 대체할 대체제가 있는가? 없다. 그래서 심각한 것이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일본이 핵오염수 방류를 지난 24일 시작했다. 누구는 아직 우리 바다까지 오는 것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빠르면 4년 늦으면 90년 후 온다는 주장도 한다. 어쨌든 온다. 방사능 측정을 철저히 하면 된다고 한다. 문제는 소량이어도 체내에 쌓이면 아이들에게는 치명적이다.

문제는 무엇인지 아는가? 자기만 살겠다고 소금을 사재기하는 것도 문제고 수산물을 당장 구매하지 않는 것도 과한 처사지만 진짜 문제는 우리 안에 사분오열이다. 바다를 생업으로 하는 이들은 어느 정당을 지지하든 자신들의 생업을 위해서 방류에 일심단결로 반대하여야 한다. 안전하다고 우겨서 될 일이 아니다. 우리의 후세를 위해서라도, 어느 한 나라의 바다가 아닌 모든 인류의 바다를 위해서라도, 방류 반대를 합심하여 외쳐야 한다. 30년 방류한다고 한다. 그대로 둘 것인가?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 정치인들이 정신 차리고 우리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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