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영/부산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연구교수
2019년도 말에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의 삶, 나아가 전 세계의 삶을 통째로 바꾸어 놓았다.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마스크를 벗고 대면 모임을 갖는 것에 금방 익숙해 진듯하다. 그러나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바이러스 감염의 공포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러한 상황 자체가 모두의 스트레스가 되었다. 백신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죽음과 감염의 공포,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어려움 등 모든 상황이 힘겹게 느껴졌던 시절이 있었다. 반면에, 자가격리 등 특정 공간에서의 고립은 개인적인 휴식뿐만 아니라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고,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업무, 강의 등을 통해 디지털생활에 더 친숙하게 되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하였다.
필자는 ‘치유환경’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우리의 삶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 코로나 팬데믹이 주거 공간 내 행태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해졌다. 국내외 여러 연구자들이 팬데믹 이후 변화된 주거 공간에서의 생활 양식에 대해서 연구를 하였다.
그러나 필자는 앞선 연구와는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하여 주거 공간에서는 이러한 스트레스 감소를 위한 치유적 행태가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앞으로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엔데믹 시대에 우리의 공간이 어떻게 구성되고 계획되어야 치유환경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알아내고 싶었다.
2022년 3월, 코로나 2차 유행이 극심하고 날마다 코로나 사망자의 수가 최고치를 갱신하던 시점에 20대에서 60대까지 총 210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응답자들이 느끼는 코로나 스트레스 요인은 총 3가지 ‘감염에 대한 두려움’, ‘타인에 대한 분노’, ‘사회적 거리두기의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타인에 대한 분노는 감염수칙을 지키지 않거나 대면 활동을 고집하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감염에 대한 두려움’은 집안에서의 청결, 위생을 통한 감염예방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를 통해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치유환경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지금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는 종식되는 분위기이지만, 앞으로 어떤 바이러스가 또다시 등장할지 모른다. 강력한 바이러스의 등장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심고 사회의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 감염에 두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치유환경에는 청소와 환기를 용이하게 하는 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청소용품, 손소독제, 핸드워시 등 위생관리 용품을 구매하는 소비가 촉진될 것이다.
집 외부에서 내부로 진입하는 공간에 손을 씻을 수 있는 공간을 따로 계획하는 것이 치유환경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위생용품, 청소용품 등을 보관할 수 있는 보관창고(팬트리)를 따로 제공이 되는 것이 중요하며, 미세먼지는 걸러주고 맑은 공기만 환기할 수 있는 창호시스템을 설치한다면 거주자의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외출을 파하게 되면서, 집안에서의 분위기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는 자연 요소(식물, 꽃 등)를 배치한다면 건강한 주거생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 칼럼은 필자의 최근 연구에서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구성해 보았다. 독자들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하여 세부 내용들이 생략된 부분이 있으므로 더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다음의 논문을 검색하여 찾아보시기 바란다.
Oh, Jiyoung, and Heykyung Park. 2023. “Effects of COVID-19 Stress on Healing Behavior in Residential Spaces” Behavioral Sciences 13, no. 7: 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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