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매달 찾아오는 월경통
도민보감-매달 찾아오는 월경통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9.03 15:3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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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매달 찾아오는 월경통

한 달에 한 번, 월경을 하는 동안 다수의 여성들이 복부 통증과 여러 가지 불편감을 호소하곤 한다. 이를 월경통이라고 부른다. 통계에 의하면 50% 이상의 가임기 여성들이 월경통을 겪는다고 한다. 월경통은 주변에서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증상이지만, 사람에 따라 그 편차가 커서, 심한 경우에는 일상생활이 어렵고, 진통제조차 듣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월경통의 양상은 단순한 복통에서부터 허리와 꼬리뼈 부위의 통증, 구역감과 설사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월경통은 그 원인에 따라, 특별한 이상 없이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1차성 월경통과 자궁 내의 병변으로부터 기인하는 2차성 월경통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동의보감을 보면 월경 전에 통증이 있는 것은 기혈이 뭉치며 혈적(血積)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월경 후의 통증은 기혈이 허한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응체되어 있는 기혈을 풀어주고, 부족한 기혈을 돋워 주는 처방을 사용하여 월경통을 치료한다. 계지복령환과 당귀작약산 등이 대표적인 처방인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부종을 제거하는 처방이다.

2차성 월경통을 유발하는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원인에 따라 변증하여 알맞은 처방을 쓸 수 있다. 온경탕, 조경종옥탕 등은 자궁을 따뜻하게 해주며 순환을 돕는다. 자궁내막증이나 자궁근종에 대한 치료 효과가 다수의 논문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월경통에 대한 한약 치료에 건강보험 적용도 시작되어, 환자의 부담이 크지 않은 선에서 첩약 처방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침구 치료 또한 월경통과 원인 질환에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내관, 삼음교, 관원, 중극, 기해 등의 혈자리에 침과 뜸, 약침 치료를 적용하여 진통 효과 및 기혈 순환 개선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귀에 스티커 침을 붙이고 생활하는 이침(耳鍼)요법도 쉽게 적용해 볼 수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개인이 시행해 볼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하복부의 혈류 순환이 원활하면 통증도 그만큼 적어진다. 따라서 하복부를 따뜻하게 할 수 있는 온찜질이 도움이 되며, 평소 생리 기간이 아닐 때 반신욕이나 좌욕을 해 주는 것도 예방에 좋다. 꾸준한 운동을 통해 전신의 순환을 원활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고, 지나친 저체중이나 비만 또한 규칙적인 배란을 방해하므로 체중을 적절하게 관리하여야 한다. 차갑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음식은 피하고 따뜻하고 담백한 음식을 섭취한다. 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의복을 선택하되, 순환을 저해하는 꽉 끼는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며 스트레스는 되도록 피한다.

복사뼈 안쪽에서부터 손가락 4개만큼 위로 올라가면 있는 삼음교혈을 수시로 꾹꾹 지압해 주면 통증 경감에 좋다. 손가락 1, 2지 사이의 합곡혈과 발가락 1, 2지 사이의 태충혈을 같이 눌러주면 좋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의 대학병원에서도 해당 혈의 지압이 생리통 제어에 유의미한 효과를 가진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아랫배가 차며 아프다면, 배꼽으로부터 손가락 4개만큼 아래로 내려간 자리의 관원혈을 지압해 주거나, 따뜻하게 핫팩을 해 주면 좋다.

악화요인이 될 수 있는 커피나 술, 찬 음료 대신 생강차, 쑥차 등의 차를 음용하는 것도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순환을 도와준다. 월경통은 그 증상이 심하건 가볍건 매달 수일에 걸쳐 되풀이된다는 점에서 여성들의 삶의 질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증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평소 신경 써서 자궁과 신체 건강을 관리한다면 한결 수월하게 월경 기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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