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고성서 펼쳐지는 ‘디카시가 있는 인문학 담론’
도민칼럼-고성서 펼쳐지는 ‘디카시가 있는 인문학 담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9.04 14:3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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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옥/시인·창신대학교 명예교수
이상옥/시인·창신대학교 명예교수-고성서 펼쳐지는 ‘디카시가 있는 인문학 담론’

가을을 맞아 국립목포대 박물관이 지역민과 함께하는 인문학 콘서트 ‘MNU명사특강’을 운영한다는 기사를 보고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2023년 국립대학육성사업의 주요 과제로 추진되는 것으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계층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박물관에서 기획한 인문학 강연이다.

문화기반시설이자 문화예술교육의 거점으로서의 대학 박물관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지역민들을 위한 이번 인문학 콘서트 주제강좌는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강희정, 서강대), ‘식물고고학으로 보는 한국의 밥상’(이경아, 미국 오리곤대), ‘공간을 넘어 삶을 바꾸는 도시재생 이야기’(정석, 서울시립대), ‘하룻밤 술로 배우는 세계사’(정욱, 세종사이버대), ‘진화생물학적 테마로 읽는 리더의 조건’(장이권, 이화여자대), ‘제2의 대항해시대, 21세기 우주탐사’(김성수, 경희대), ‘난세를 구한 간웅 조조’(홍승현, 창원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어디로 가는가’(류한수, 상명대) 순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주민들은 관심있는 주제를 선택해서 고급 인문학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목포만 해도 대학이 있으니,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고성 지역은 군 단위라 대학이 없다. 대학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의 문화적 인프라 차이는 크다. 같은 국민으로서 세금을 내면서도 문화적 인프라 차이는 천양지차다. 구직을 위해, 문화적 인프라를 찾아 서울이나 대도시로 모여드는 것을 어찌 막을 것인가.

고성에는 한국디카시연구소가 하나 있다. 규모나 질적인 면에서 국립대학의 박물관과 비교할 수 있겠는가마는, 디카시 지역문예운동을 주도하기 위해 2010년에 디카시문화콘텐츠연구회를 만들었고, 이것이 2014년 고성문화원 부설 디카시연구소로, 2018년에는 독립기관 한국디카시연구소로 발전했다.

한국디카시연구소는 올해로 13주년을 맞았다. 한국디카시연구소는 문화기획으로 2019년 한국디카인시인협회 발기인 대회를 가지고 한국디카시인협회는 2020년 제1회 디카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며 출범했다. 디카시의 발원지 고성에 소재한 한국디카시연구소는 한국디카시인협회와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면서 양 기관은 함께 디카시문예운동을 이끌며 고성 문화인프라 확장에도 기여한다.

디카시가 이제는 K-리터러처로 문화 브랜드 파워를 지닌다. 디카시라는 브랜드로 경남 고성에서 국제디카시페스티벌을 매년 열고 있으며, 올해는 창신대가 주최하는 제1회 창원 디카시세계페스티벌도 열린다. 어디 그뿐인가. 한국의 대표적인 문학축제인 이병주문학제, 황순원문학제, 오장환문학제, 이형기문학제 등에서도 디카시를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로 수용해서 콘텐츠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디카시인협회 각 지부가 출범 3주년을 맞는 지금 경남디카시인협회, 부산디카시인협회 등 전국적으로 조직되고 있으며 미국, 중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유럽 등 속속 해외에도 결성되고 있다.

한국디카시연구소는 고성군의 지원을 받는 조그만 민간연구소에 불과하지만 하는 일은 국립목포대의 박물관에 버금간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한국디카시연구소는 고성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브랜드 파워를 지니게 된 디카시의 이름으로 ‘디카시가 있는 인문학 담론’을 고성에서 지난달부터 월 1회 개최하고 있다. 제1회는 박우담 시인의 ‘나의 시, 나의 시론’, 제2회는 정유지 교수의 ‘국제도시 부산이 품은 디카시, 그 비전과 전략’이라는 테마의 인문학 담론을 펼쳤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대학이 없는 고성 지역에서 조그만 민간연구소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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