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군인의 뿌리
도민칼럼-군인의 뿌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9.11 15:5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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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군인의 뿌리

아들을 둘이나 대한민국 군대에 보낸 어미로서 국가에 책무를 다했다는 자부심이 좀 있다. 한편으로는 자신들의 권력이나 재력으로 자식을 군대에 보내지 않거나 보내더라도 편한 보직을 받고 근무하게 하는 이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 자부심이 좀 꺾이기도 한다. 높은 자리에 계시는 분들 중 많은 분들이 병역면제라는 것을 선거 때 알게 되면 기분이 씁쓸해진다.

두 아이, 다 육군에서 근무했다. 큰 애는 공군을 지원해서 합격했지만, 개인적인 사유로 장갑병이 되었고 작은애는 카츄사를 지원해서 근무했다. 카츄사는 대한민국 육군 소속이다. 징집영장을 받은 대부분의 젊은 남자 아이들이 육군에서 근무한다. 그 육군을 통솔하는 가장 윗선은 거의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우리 군의 뿌리는 어디일까? 먼저 대한민국 정부의 근원은 어디일까? 우리 헌법 전문을 보면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하며,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 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할 것을 다짐하면서 1948년 7월 12일에 제정되고 8차에 걸쳐 개정된 헌법을 이제 국회의 의결을 거쳐 국민투표에 의하여 개정한다라고 되어있다.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임시정부에서 출발하였다고 법에도 명시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 군은 어디에서 출발해야 옳을까? 독립군에서 출발하는 것이 옳다. 이후 남북이 분열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그러다보니 이념 논쟁이 벌어지나 보다. 남북한이 나눠지기도 전의 독립군이 요즘 소환되어 뉴스를 달구고 있다. 봉오동전투의 열사 홍범도 장군이 그 주인공이다. 사람들이 때 아닌 역사 공부에 열중하게 되었다. 봉오동전투, 일본군을 크게 물리쳤다는 그 전투, 제대로 된 무기도 없이 일본군과 맞서서 승전을 얻어냈다는 장군 정도로만 알던 사람들이 그의 일대기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1921년 그는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의 레닌 시대에 대한독립군단을 자유시(알렉세예브스크)로 이동하게 하여 스랍스케 부근에 주둔하고 있었다. 이후 우리나라 6·25전쟁에 참여한 스탈린에 의해서는 도리어 핍박받던 사람이다. 자신을 포함한 두 아들까지 독립을 위해 희생한 그를 박정희 대통령도 건국훈장을 추며 추서했다. 한국으로 유해 봉안은 우리 대한민국의 위상이 서는 일이다. 노태우 정부 때도 추진했으나 카자흐스탄이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우리의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김일성만을 항일 운동의 주역으로 삼기 때문에 홍범도 장군의 고향이 평북 자성이기는 하나 봉안해 가지 않았다. 그런 장군을 모셔 와서 우리 군인의 위상을 높였는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지난 정부의 일은 모두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으나 뿌리를 흔드는 일까지 하다니 대단히 실망스럽다.

독립열사들은 어느 정부이든 상관없이 존경받아야 마땅하다. 이 대한민국의 근간이 그들로부터 이어왔다는 자부심을 갖기 위해서라도 부정당하면 안 된다. 애써 모셔 와서 뭐하는지 모르겠다. 육군사관학교에서 공산당원인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두는 것은 정체성에 맞지 않다고 하는데 남북분단 이전에 일어난 일이다. 그 시대에는 그 시대에 맞는 상황과 조건이 있다. 나라를 팔아먹은 일이 아니라면 그 시대의 선택이 지금 왜 단죄가 되어야 하는가? 조선시대 때 처첩을 거느렸다고 지금에 와서 상간녀니 내연의 관계니 따져 물을 수 있는가? 지금의 대한민국은 임시정부의 역사를 부정하고 싶은지? 우리 스스로 왜 우리의 국격과 자존심을 무너뜨리려고 하는지? 무조건 지지보다 경남도민들이 내부에서 이건 아니라고 말해 주어야 한다. 상식을 넘어서면 설 자리들이 없어진다. 화무는 십일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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