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연습장 매너, 못 다한 이야기
아침을 열며-골프연습장 매너, 못 다한 이야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9.14 14:3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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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
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골프연습장 매너, 못 다한 이야기

그토록 무더웠던 올여름 폭염이 어느새 지나가고 아침저녁 제법 서늘한 기운이 가을이 다가옴을 알린다. 밤새 틀어놨던 에어컨도 이제 정리해야 할 듯하다. 더구나 이번 주말까지 간간이 내린다는 비 소식이 있어서 계절을 맞이하는 시계 바늘도 더욱 빨리 가을을 부른다. 교정의 몇몇 은행알도 떨어지면서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가을 골프는 빚내서 치라’고 했듯이 골프연습장 내장객도 점점 늘어가면서 가끔 연습장 매너가 꼴사나운 손님들이 있다. 이미 필자(筆者)는 본지에 ‘골프장과 골프연습장에서의 매너’ 등에 대한 졸필(拙筆)을 몇 차례 게재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또 무슨 새삼스런 이야기냐고 묻고 싶겠지만 골퍼들의 공익을 위하고 편안한 시간을 즐기고 싶은 차원에서 치기(稚氣)를 무릅쓰고 몇 가지 더 적어보고자 한다.

첫째, 스윙을 할 때 내는 신음(呻吟)이나 기합(氣合) 등과 같은 소리는 자제하자. 특히, “음~”과 신음 소리는 앞뒤의 여러 사람에게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신음의 사전(事典)적 의미는 ‘인간이나 동물이 신체적인 조절이나 감당이 어려워 내는 소리 혹은 앓는 소리 또는 그와 비슷한 소리’라고 정의한다. 왜 연습을 하면서 앓는 소리를 내는지 알 수가 없지만 본인만의 특유한 루틴(routine : 특정 작업을 실행하기 위한 동작이나 절차)인 듯 하나 그런 신음 소리를 들으면서 같이 연습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 그런 손님이 있다면 아예 다른 층으로 자리를 옮겨달라고 한다. 앓는 소리 듣기 싫으면 피하는 것이 상책(上策)이다.

둘째, 짜증이나 화(火)를 자제하자. 공이 제대로 맞지 않는다고 “에이~”와 같은 짜증을 내거나 골프채를 “쾅~”하면서 바닥에다가 패대기치면서 화를 내는 사람이 종종 있다. 앞뒤에 있으면 괜스레 우리가 더 불안하다. 왜냐하면 또 언제 “쾅~”하면서 채를 패대기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어느 누가 없는 시간 쪼개고 쪼개서 돈 들여가며 연습장 왔는데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타석에서 불안하게 연습하고 싶은 사람이 있겠는가! 공이 제대로 맞지 않으면 짜증이나 화를 낼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실력이 부족함을 인정하고 주변의 조언이나 레슨을 받으면 된다. 배움에 있어서 가장 큰 적은 자존심임을 잊지 않기를 감히 조언 드린다.

셋째, 전화 통화는 조용하게 했으면 한다. 특히, 서열상 혹은 사업상 윗선의 전화를 받을 때는 완전히 안하무인(眼下無人)이다. “회장님~, 사장님~, 부장님~”등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가 그 대표적이다. 큰 목소리로 환영하고 존경하고 사랑하고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은 좋다. 단지 연습 타석이 아니라 얼른 조용한 곳으로 이동해서 전화를 받으면 된다. 1층 전체가 다 알아들을 정도로 외쳐대는 응대는 참으로 꼴사나운 장면이다. 아니면 “지금은 곤란하니 제가 다시 전화를 드리겠습니다~”라고.

넷째, 1인 1타석으로 연습하자. 골프연습장 이용 지침에도 나와 있듯이 1인 1타석이 기본이다. 그런데 간혹 부부(夫婦)끼리나 친구끼리 그것도 골프백을 두 개(각자 골프백 한개)나 들고 와서 연습하는 장면이다. 주로 이들은 한 사람이 치고 있으면 다른 한 사람은 스윙을 보고 있든지 카메라로 촬영을 한다. 그러다가 네가 맞니, 내가 맞니 하면서 토론의 목소리가 커진다. 서로 훈수(訓手)를 두는 것이다. 연습장 소속 프로도 아니면서 이러쿵저러쿵 레슨과 지적질하는 모습 또한 꼴불견이다.

다섯째, 음주 골프 연습을 자제하자. 퇴근 시간과 맞춰진 회식 자리에서 1차만 마치고 부랴부랴 뛰어온 손님들의 얘기다. 정상적인 몸 상태에서도 공을 제대로 맞히기 힘든 게 골프 연습인데 음주 상태에서 골프 연습은 음주 운전과 같이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위협이 된다. 특히, 스크린골프장에서의 2차 내기(bet) 골프 경기는 연습을 떠나서 이기기 위해 온갖 용쓰는 동작들 때문에 허리뼈, 갈비뼈 그리고 손목뼈나 인대 등의 부상으로 골프를 접는 사건들이 발생할 수 있다.

골프는 심판(審判)이 없는 경기다. 우리 모두 격(格)에 어울리는 골퍼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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