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굳어버린 어깨, 오십견
도민보감-굳어버린 어깨, 오십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9.21 15:3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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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굳어버린 어깨, 오십견

어느 날 갑자기 다친 적이 없는데도 어깨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특별한 원인 없이 어깨 관절을 이루는 관절낭에 염증과 통증이 생겨 움직임을 제한하는 질환이 바로 오십견이다. 보통 50세 전후에 많이 생긴다고 하여 오십견이라고 불리지만, 최근에는 외상이나 잘못된 자세, 무리한 운동 등으로 인해 쉽게 염증과 유착이 생겨 발병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오십견은 의학 용어로 유착성 관절낭염이라고 하며 어깨가 마치 얼어버린 것처럼 굳는다고 해서 ‘동결견’이라고 불린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를 들 수 있으며 다양한 전신성 염증 질환에 의해 생기기도 한다. 어깨가 앞으로 둥글게 말린 라운드숄더를 가지고 있을 때도 호발하는 편이다. 나쁜 자세는 견갑골을 앞으로 기울어지게 하는데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팔에 있는 상완골과 어깨에 위치한 견갑골 사이에 충돌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충돌이 자주 일어나게 되면 어깨를 감싸고 있는 관절낭에 염증이 쌓이게 되고 어깨 관절의 조직을 굳게 만든다. 즉 염증과 유착이 반복되면 어깨가 굳어 움직이기 힘들고 어깨가 굳으면서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게 되는 것이다.

오십견 증상은 주로 팔을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지고 야간에 악화되는 특징을 보인다. 처음에는 어깨 관절이 뻣뻣하고 불편한 정도지만 단계가 진행되면서 어깨를 들기 어렵고 밤에 잠을 이루기 힘들 정도로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일상생활을 혼자 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깨의 움직임이 제한되기 때문에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도 많은 편이다. 다행히 오십견으로 인한 통증과 어깨 관절의 움직임 제한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잦아드는 편이다. 하지만 의료인 도움 없이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치료받지 않고 아픈 어깨를 방치한다면, 증상이 전혀 호전되지 않는 난치성 동결견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오십견의 원인을 담음(痰飮)과 기체혈어(氣滯血瘀)로 보고 있다. 담음은 노폐물이 쌓여서 뭉친 것이고, 기체혈어는 순환에 문제가 있어 어혈이 쌓인 것을 말한다. 즉 노폐물과 어혈이 어깨 관절 주위에 모여서 관절을 굳게 하고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방 치료는 담음을 없애주고 기혈을 잘 순환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치료하게 된다.

오십견은 어깨 자체의 염증도 고통스럽지만, 긴 시간의 통증으로 인해 주변 근육들이 굳어버리는 것이 삶의 질을 크게 떨어트리는 큰 요소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한방 수기 치료인 추나요법으로 어깨 주변 조직의 기혈의 순환을 촉진시키고 고정된 어깨 관절을 열어 균형을 맞추어 주는 것이 굉장히 효과적이다. 어깨 주변의 강직된 근 긴장을 해소시키면 염증 부위의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마지막으로 오십견의 재발을 막고 예방할 수 있는 운동요법을 강조하고 싶다. 치료 외에도 평소 적절한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을 한다면 관절 주변의 근력을 강화시켜 통증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오십견이 다 낫고 회복된 후에도 부분적인 관절 가동범위 제한이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어깨 관절을 유연하게 할 수 있도록 팔로 원을 그리며 천천히 돌려주는 등의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힘을 빼고 어깨가 움직일 수 있는 모든 방향으로 최대한 끝까지 움직인 후 잠시 동안 멈추면서 결합조직을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하고, 가벼운 물통 등을 들고 앞, 뒤, 안팎으로 흔들어 주는 관절 이완성 반복운동도 도움이 될 것이다. 통증 때문에 항상 움츠려 있는 것 보다는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꾸준히 유연함을 유지한다면 오십견 회복기 후에도 큰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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