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간절한 마음으로
아침을 열며-간절한 마음으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9.24 15:0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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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선/참전용사·국가유공자
허만선/참전용사·국가유공자-간절한 마음으로

간절한 소망을 안고 예수를 찾아간 맹인, 나병환자, 중풍환자, 혈루증 여인이 나음을 받았다. 돌아서는 그들에게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고 경고했다. 현대 의술로 치유되지 않는 말기의 시한부 환자들이 기적을 일으키는 걸 우리는 종종 보면서 불가사의한 의문을 갖고서 신의 영역에 기웃대기도 한다.

옛적에도 지극한 정성의 효자, 열부들이 하늘을 감동시킨 이야기가 많이 있었다. 그렇지만 극히 예외적인 일일 뿐, 인생사란 게 노력대로 정성대로 굴러가지만 않음을 우리는 안다. 병원만 보아도 사시사철 환자들이 끊이지 않는다. 푹푹 찌는 이 여름날 누가 아프고 싶겠는가? 중환자 병동의 전우에게 욕창은 생기지 않았을까? 퀴퀴하게 배어나는 냄새에다 진물까지 흐르면 간병인도 만정이 떨어진다. 이웃 침상의 환우도 코를 막는다. 겪어보지 않으면 스멀거리는 그 가려움을 모른다.

누워만 있던 처지에서 벗어났다 하여도 아까운 세월은 다 가버린, 너도 나도 노병! 가끔씩 TV에서 현충일이나 6.25, 천안함, 연평해전 기념식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해 주먹을 불끈 쥐는게 고작이다. 필자는 마지막 소망을 천국에 두고 있다. 대한의 자유 깃발 아래 싸웠던 청춘을 결코 후회하진 않는다.

6.25 73주년, 귀가하지 못한 호국영령을 위해 이곳 마산방어전투 전적지에서도 국방부 유해발굴 조사단이 진땀을 쏟고 있다. 이곳이 뚫리면 부산까지 함락되는 낙동강 방어 최후의 보루였기에 그 치열함이 상상이 되고도 남는다. 발굴단의 사명감 앞에 한여름 폭염인들 대수랴! 우크라이나의 포성이 결코 이웃의 불구경이 아니다. 소련과 중국과 북한의 공산 커넥션이 6.25 그때마냥 재가동이 안된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어느때보다도 지구촌에 먹구름이 끼고 우환덩어리인 북한이 핵무기를 소형화하는데 이르렀다고 미국의 정보수장이 밝힌 바 있다.

우리도 핵무장 하자는 소리가 높아가지만 그냥 우방에 의존한다. 사드의 전자파 괴담으로 안보가 망가졌었는데 이젠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으로 나라를 찢고 있는 정치꾼들이 정말로 미워진다. 흘러가 버린 세월의 아쉬움 때문인지, 침침해진 시력 때문인지 영상에 보면 현충원 묘비의 무궁화도 쓸쓸해 보였는데 아마도 존경심을 잃어버린 천안함 모독 세력 때문이었으리라. 우리의 방산기술이 강국으로 변모시키고 있는데 좀 더 힘을 내어서 북한의 어떠한 공격에도 대비되는 철통의 국군이 되기만 바란다. 안보마저 따로국밥인 야권의 정치꾼과 북한을 따르려는 좌익분자를 헐값에 팔 수는 없을까? 007의 제임스 본드라도 되어 귀신도 모르게 잡아다가 태평양 바닷속에 넣으면 좋겠다.

그때는 우방 자유 월남을 지키려고 피와 청춘을 아낌없이 비치었던 전우들! 그리운 얼굴들이 남지나해 파도처럼 잡힐 듯하다가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추억만 남은 오래된 기억도 가물가물 하지만 비행기에 오를 여력도 없는 노병이 오늘도 TV 테마기행에서 부대가 있었던 인근의 무에라(레드, 화이트)사막을 보았다. 철조망과 선인장, 키 낮은 관목은 사라졌고 해변은 관광객으로 와글대었다. 부메랑 되듯 가보고픈 55년 전 그곳, 고엽제의 저주가 부메랑 된 서글픈 전사(戰士)였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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