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한가위
진주성-한가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9.24 15:0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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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 대종사/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 대종사/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한가위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 가운데 하나인 추석(秋夕) 한가위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한가위는 8월의 한가운데 또는 가을의 가운데를 의미하며, 한가위의 ‘한’은 ‘크다’는 뜻이다. 크다는 말과 가운데라는 말이 합해진 것으로, 한가위란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란 뜻이다. 또는 가을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고 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한가위란 큰 날 또는 큰 명절이라고 볼 수 있다.

추석을 글자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 나아가서는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이니 달이 유난히 밝은 좋은 명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따라서 ‘추석’이란 대단히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용어라 할 수 있다.

한가위 추석은 늘 풍성함이 떠오른다. 이웃을 되돌아보고, 풍성함을 나누는 것도 한가위 명절만의 고유 풍습이다. 추석 한가위에는 오곡백과가 풍성하고, 많은 음식을 장만하여 잘 먹으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그래서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추석 한가위는 결실의 계절에 조상의 은혜에 감사하고 성묘하는 민족의 명절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풍성함의 모습 이면에 감추어져 있는 소외와 어려움에 대해서는 자칫 무관심할 수 있다. 그러기에 추석 한가위의 풍성함과 기쁨의 이면에는 누구 하나 보아주는 이 없이 쓸쓸하게 명절을 보내는 소외이웃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 주변에는 소외가정에서 외로움을 겪는 어린이들과 홀로 사는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따뜻한 정과 손길을 기다리는 이웃들이 많다.

소승이 이번 추석 한가위는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명절이었으면 하는 바람은 이 같은 연유에서이다. 우리 조상들은 명절이 되면 이웃을 챙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담 너머로 음식을 나누며 멀리 있는 친척보다 나은 이웃 간의 정을 쌓았다. 나눔으로서 서로를 챙기는 분위기 속에서 공동체의 정신이 살아 있었다. 소승도 그런 우리의 정신을 다소나마 살리기 위해 한가위를 맞아 장애인단체에 조그마한 정성을 보탰다.

부처님의 자비정신은 권유나 강조가 아니라 조건 없는 나눔이다. 부처님께서 팔정도를 정하시면서 보시를 으뜸으로 하신 것도 그 때문이다. 보시란 물질뿐만 아니라 남을 위해 베풀 수 있는 모든 것을 말하기 때문에 고해에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중생들의 빈 가슴을 채워주기 위해서는 사랑을 나누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 한가위 추석에는 우리 모두가 조그마한 정성으로 소외이웃과 함께하는 따뜻한 명절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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