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풍류의 바다(3)
기고-풍류의 바다(3)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0.10 15:4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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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장섭/전 합천교육장
임장섭/전 합천교육장-풍류의 바다(3)

막상 7단계의 과정을 거치고 무료해질 무렵에 합천에서 뜻있는 분들이 시조창을 공부하고 싶어 했다. 2015년 3월 (사)대한시조협회로부터 설립 인가를 받아 10월 16일에 개강을 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하여 재미를 더해갔다. 수업일지를 썼다. 누가 나오고 무슨 공부를 했고 질문내용도 기록으로 남겼다. 결석하는 사유와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상을 받은 일도 기록해두니 나름대로 좋은 자료가 되었다.

2016년 12월에 첫 발표회를 하기로 했다. 11월에 행사를 어떻게 하는가를 관찰하려고 구미대회에 회원들이 출전했다. 마침 문화원에서 차를 제공해주니 고마웠다. 누군가가 알아준다는 건 힘이 되는 일이다. 18명의 회원이 무대에 오르는 순간 가슴이 벅차 울컥하였다. 우리 회원들이 소중하고 자랑스러웠다. 그때 전국 각지에서 참가한 많은 동호인이 적잖게 놀라워했다. 합천에도 시조를 하는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다면서 말이다.

시조창은 많은 추억을 안겨줬다. 대장경 축전 때에는 대행업체와 계약을 맺고 가야산 농산정에서 10일간 공연했다. 홍류동 계곡, 경치 좋은 곳 최치원 선생이 신라 말엽에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며 시를 읊던 곳 아닌가. 오전과 오후 2회씩 공연을 했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주었다. 외국인들은 낯선 문화에도 큰 관심을 두었다.

공연 광경을 촬영하고 우리와 기념사진을 찍고 손을 치켜세워줄 때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동호인과 10일간 호흡을 같이한다는 건 그만큼 정을 쌓는 일이다. 행사가 끝나 헤어질 때의 아쉬움은 컸다. 최치원 선생도 우리 공연을 끝까지 들으며 함께 즐거워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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