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화재 답사, 함양 남계서원을 찾다!(2)
기고-문화재 답사, 함양 남계서원을 찾다!(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1.14 15:5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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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덕경/합천 수필가
노덕경/합천 수필가-문화재 답사, 함양 남계서원을 찾다!(2)

인접한 개평마을에서 태어난 ‘일두’ 정여창 선생은 조선 초기의 문신이요, 성리학의 대가로 경사(經史)에 통달한 분이다. ‘일두’ 정여창 선생이 사화에 연루되어 유배되고, 다시 1504년 ‘갑자사화 때 부관참시까지 당하는 고난을 겪은 인물이지만 성리학에서 5현으로 칭송된 인물이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도학자인, 성리학자로 이기론, 심성론, 선악 천리론 등의 사상을 기초로 소학과 가례의 실천적 효행에 모범을 보였고 부모의 효행을 근본으로 삼았다.

선생의 고택을 돌아보았다. 함양 개평마을은 전통적인 한옥마을로 14세기에 경주 김씨, 하동 정씨가 터를 잡았고, 15세기에 풍천 노 씨가 들어와 살기 시작했는데 현재는 대부분 풍천 노 씨와 하동 정씨가 살고 있다.

마을에는 530년 전통의 가양주인 지리산 ‘솔송주’가 유명하다. 술이 투명하고 솔의 향이 진하여 객들의 입에 짝짝 붙는 술이다. 정여창 고택의 솟을대문은 충효의 가문을 나타내는 임금이 하사한, 홍살문에 5개의 정려 편액이 걸려있다. 출입하는 사람들의 몸가짐과 경의를 표하라는 징표다.

‘일두’고택을 지나가다, 나의 시조 수(穗) 할아버지의 아들 9형제 중, 해(垓)는 광주 백, 오(塢)는 교하 백, 지(地)는 풍천 백, 세 번째 할아버지 후손들의 터를 잡고 집성촌을 이룬 대종가, 참판 댁의 가옥이 잘 보존하고 있어 일가들의 집성촌을 돌아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함양은 지리산 줄기의 산새와 물이 좋아 선비 문화탐방로가 유명하다. 아름다운 경관과 충절의 선비고을답게 정자와 누각이 100여 개 세워져 있단다. 영남 유생들이 한양 길에 덕유산 육십령을 넘기 전에 산새와 맑은 물이 흐르고 시원한 너럭바위에서 잠시 머물며 주먹밥을 먹었던 곳이다.

정여창 선생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농월정은 400년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정자다. 후세에 그의 덕을 기리기 위해 바위에 ‘지족당 장구지소’라 글을 새겨 놓았다.

거연정은 남강이 흐르는 봉전마을 앞 하천 굴곡이 심한 기암절벽에 세워졌고, 군자정은 전국의 정자 계곡을 대표하는 곳이며 암반 위에 깎아 세운 전통, 정자 건축물의 기술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동호정은 ‘남천 강’ 담소 중의 하나인 화려하고 하늘을 나는 자태를 뽐낸다.

문학기행은 해가 서산에 넘어갈 때쯤 마무리가 되었다. 소재를 찾는 빠듯한 일정으로 피곤함이 몰려왔다. 뒤풀이로 시원한 소맥 한 잔으로 목을 적시고, 대구로 되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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