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겁 없는 포부
진주성-겁 없는 포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1.21 15:4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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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겁 없는 포부

논쟁거리도 아닌 것들을 무슨 화젯거리라도 되는 것처럼 만들어내는 요즘의 TV의 온갖 채널들이 문제다. 연예인 방송인 변호사에 이르기까지 수두룩하게 불러 앉혀 놓고 그들만의 수다 잔치를 한다.

이에 질세라 대학교수나 정치인 불러놓고 말 만드는 시사프로그램도 발 벗고 나섰다. 진행자의 부채질에 출연자는 말재간을 부린다. 이준석도 한몫한다. 누구를 만났다느니 누가 그런 말을 해주더라니 하며 몸집 불리기에 은근히 열을 올리면서 신당 창당을 내비친다. 그러면서 국힘당을 넌지시 어르고 달래듯이 내년 총선에서 자신이면 120석을 운운하며 12월 27일을 무슨 D-day처럼 제시하면서 어떤 자리를 은근히 넘보는 뉘앙스를 풍긴다.

정치를 해본 사람은 자리다툼에서 오는 생선 썩는 냄새를 기억한다. 우리 정치사에서 창당이나 전당대회 또는 지구당 개편 대회 때마다 나는 역겨운 냄새여서 더는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은 냄새다. 정당 주변에서 자주 쓰는 말이 있다. ‘있어야 할 사람과 있으나 마나 한 사람과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인 세 부류다. 이준석이 국힘당에 낀다면 어느 부류에 속할까?

정치는 본인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제 몸을 바치는 것이다. 된장국에는 된장이 필요하고 김칫국에는 김치가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향신료도 필요하지 않다. 뭐든 제 자리가 있고 누구든 적재적소에 있어야 제 몫을 할 수 있다.

꽃이 아름답다고 열매를 맺는 것도 아니며 빛깔이 곱다고 그 열매가 맛있는 것도 아니다. 정치는 재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인의예지를 고루 갖춘 덕으로 하는 것이다. 재주는 날카롭고 덕은 온유하다. 재주는 숙성되지 않으면 한갓 기술에 불과하며 재주는 언제 어디서든 빌려 쓸 수 있으나 덕은 빌려 쓰지 못한다.

용 머리였었는데 어찌 꼬리를 하겠는가. 그럴 바엔 뱀 대가리를 하겠다는 모양이다. 한순간 민주당의 박지현, 국힘당의 이준석으로 아찔한 순간이었다. 국민이 얼마나 진절머리가 났으면 뒤엎어보려고 그들을 선택했을까? 하지만, 부아나서 밥상을 엎은 것이지 살림 말아먹으려고 불 싸지른 것이 아니다. 댓글에도 ‘제발 저 애 좀 치워달라’는 소리가 난다. 어째 울타리 밖에서 나는 소리가 아닌 듯하다.

정치는 0선으로는 아무것도 못 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인들은 그를 꼬맹이로 본다. 그가 말한 숙려기간이 아니라 숙련 기간이 필요하다. 원석도 다듬어야 보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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