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다른 눈으로 세상 읽기 -선거가 다가오는 모양이다
김성진의 다른 눈으로 세상 읽기 -선거가 다가오는 모양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2.06 17:16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성진/진주문인협회 회장
김성진/진주문인협회 회장-선거가 다가오는 모양이다

한 문학단체 연말 시상식에 한 정치인이 뜬금없이 다녀갔다.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분주한 것을 보니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민주주의 국가는 집단의 대표자를 뽑을 때 대부분 선거를 한다. 우리나라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같은 정치인은 물론이고 초등학교 반장까지 선거를 통해 뽑는다. 정치인이든 학교 반장이든 뽑히기 위해 후보자들은 공약을 내세운다. 그렇다면 당선된 사람이 임기 동안 얼마나 공약을 실천하는 것일까. 그렇게 높지는 않은 것 같다.

문제는 임기가 다 되도록 공약을 실천하지 않는데도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말없이 넘어간다는 것이다. 무슨 공약을 내세웠는지조차 까맣게 잊고 지내는 사람이 많다. 임기 중간 중간에 공약의 실천 정도를 점검 결산하는 양심적인 당선자도 있지만, 은근슬쩍 넘어가거나 지키지 못한 공약은 빼고 결산하는 사람도 있다. 이는 당선자도 유권자도 의무와 권리를 다하지 않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공약은 후보자와 집단의 상호만족을 위한 일종의 계약이다. “이런 일을 할 테니 나를 뽑아 달라”고 소속 구성원 혹은 국민에게 약속한 것이다. 유권자는 공약을 보고 자신의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 될 것 같은 후보를 선택한다. 그런데 믿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할까. 대부분 모르고 지나간다. 알아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간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하거나 벌금을 내는 경우는 없다. 당선을 취소시키는 경우는 더욱 없다.

선거공약을 지키지 않는 행위가 반복되면 우리 사회는 부정과 부패를 당연시 여기는 사회가 될 수 있다. 다행히 제도적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이지 싶다. 당선 이력이 있는 자는 반드시 공약 이행 정도를 지표로 보여주는 제도를 마련하면 된다. 유권자들은 철저히 이 기준으로 따져보고 투표하면 된다. 당선 이력이 없다면 내세운 공약이 얼마나 실효성 있는지, 또 우리의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를 살펴봐야 한다. 선관위의 선거 캠페인도 투표만 독려할 것이 아니라 후보자의 지난 공약 이행도를 검정해 주는 역할을 한다면 약속을 잘 지키는 후보가 누구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선거 때가 되면 정치권은 갈등과 비방의 구도를 통해 서로를 끌어내리려고 발버둥 친다.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정책 공약이 주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오로지 상대 진영의 약점을 잡아 흠집을 내는 것이 정책논쟁보다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과 가깝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만 믿으려는 습성이 있다. 지역 또는 이념에 의해 형성된 지지 정당이나 정치인이 하는 행동은 어떤 불법도 정당하다고 생각하고, 자신과 가깝지 않은 정당이나 정치인은 이유 없이 무조건 거부한다. 그야말로 내로남불 사고가 아닐까.

지역이나 이념보다 평소의 인간적 신뢰성을 봐야 한다. 얼마나 약속을 잘 지키는가, 평소 이성편력은 없는가, 가정의 불화는 없는가, 범죄 전력은 없는가, 그리고 얼마나 약속을 잘 지키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이 안 된 사람이 국민을 대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정치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필자 역시 지난 1월 선거를 통해 진주문인협회 회장을 맡았다. 이제 그 첫해를 넘기는 순간이다. 지난 한 해 나는 회원들에게 얼마나 신뢰를 주었을까. 더 나은 한 해를 위해 되돌아본다. 선거 때 내세운 공약이 여섯 가지다. 아직 일 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다섯 가지는 이미 이루었고 나머지 하나도 완성을 위해 정리 중이다. 공약을 임기 첫해에 100% 완성할 수 있을 것 같아 흐뭇한 마음이 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