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 아는 만큼 보인다!
아침을 열며-골프, 아는 만큼 보인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2.07 17:1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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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
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골프, 아는 만큼 보인다!

어느덧 세월은 12월이 되었다. 올해 초 한껏 부풀었던 마음을 조용히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시간이 한 달여 남았다. 조금 서두른 감은 있지만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뭐니 뭐니 해도 티칭프로를 획득한 것이다. 티칭프로를 도전하면서 골프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생겼고 프로로서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더욱 조심하게 된 것이다.

그 전 일상적인 스크린골프(screen golf)나 필드(field)에서 본인의 샷에 대하여 고민하거나 속상해하는 동료가 있으면 ‘뭐 프로 될 것도 아닌데 대충 해라/쳐라’라는 영혼 없는 말들을 많이 했다. 그리고 동반자들이나 친구들에게 골프 좀 친다고 어쭙잖게 묻지도 원하지도 않는 골프 잔소리를 해대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아둔했었다는 생각밖에 없다. 잘 안되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配慮)가 아니라 필자(筆者)의 우쭐함이나 자만(自慢)이었다고 통렬하게 반성한다.

한때 문화재청 청장을 지낸 미술사학자 유홍준 교수가 그의 저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처음으로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 이후 정치, 문화, 종교 등등 사회 곳곳에서 ‘정치, 아는 만큼 보인다’, ‘주식, 아는 만큼 보인다’, 심지어 관광지 소개 책자에서도 ‘제주도, 아는 만큼 보인다’, ‘베트남, 아는 만큼 보인다’ 등으로 등장하여 ‘아만보(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인터넷상 유행어까지 생겨났다.

정말 세상사 모든 곳에서 통용되는 명언(名言)이다. 덧붙여서 ‘여덟 단어’의 저자(著者) 박웅현은 볼 견(見)과 시(視) 그리고 들을 문(聞)과 청(聽)을 구분하고 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사물을 볼 때 그저 흘려 보고 듣는 수준의 시청(視聽)과 깊게 들여다보고 들어야 한다는 견문(見聞)으로 구분하고 있다. 들여다보고 자세히 들어야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것이 들린다는 것이다. 결국 ‘아는 만큼 보인다’와 ‘견문(見聞)’은 서로 통하는 것이다.

필자 또한 골프에 관심이 많아서 티칭프로를 도전하면서 골프가 그냥 골프가 아닌 것으로 보이고 들리기 시작했다면 이 또한 오만한 생각일까! 그래도 이쯤에서 골프 스윙은 2가지로 분류된다는 생각이다. 바로 공을 치면서 헤드(head)를 돌리는 스윙과 헤드를 돌리지 않은 스윙이다. 지금까지의 골프 스윙은 공이 맞는 순간 헤드를 돌리면서 맞는 것이다. 그래서 몸통이나 팔 더 나아가 몸통과 팔을 동시에 사용해서 헤드를 던지면 헤드의 안쪽(hill)과 바깥쪽(toe)의 원심력과 무게 차이 등으로 헤드가 돌면서 공이 맞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던져진 헤드스피드로 볼이 멀리 날아가고 다양한 구질이 있다는 이론이다.

반면에 헤드를 돌리지 않고 끌거나 밀면서 치는 스윙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호주의 골프교습가 게리에드윈(Gary Edwin)에 의해 개발된 라이트사이드스윙(right side swing: RSS)과 국내 정춘섭 박사에 의한 칩샷올카바 스윙(chipshot all cover: LSS)이 될 것이다. 구분을 짓자면 RSS의 경우는 주로 신체의 오른쪽 편을 사용하면서 공을 밀어치는 스윙이고, LSS는 신체의 왼쪽 편을 사용해서 공을 끌어치는 스윙이라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RSS와 LSS는 임팩트 순간 헤드가 돌지 않으면서 공이 맞는 것으로 방향성이 좋고 공을 길고 긴 임팩트존(impact zone)을 통해 압축시켜 거리 또한 확보한다는 이론이다.

각자의 이론에는 그 이론을 뒷받침하는 논리성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주말 골퍼(golfer)의 입장에서는 어느 것이 본인에게 적합한지 헷갈리기만 하다. 그 모호함과 헷갈림을 찾아서 교습하는 것이 티칭프로를 포함한 골프교습가가 해야 할 일이다. 이 세상의 모든 골퍼는 행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많은 시간과 그 많은 비용과 그 많은 열정을 쏟아붓는데도 아직도 골프가 어렵다면 골프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최근 주변 몇 사람이 파크골프(parkgolf)로 전향(轉向)했다. 문제는 전향 이유를 떠나서 파크골프도 해보니까 너무 재미있다는 것이다. 오늘도 골프교습가의 한 사람으로서 골프를 사랑하면서 견문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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