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보감-겨울철 저승사자, 뇌졸중
도민보감-겨울철 저승사자, 뇌졸중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2.10 17:3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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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겨울철 저승사자, 뇌졸중

“12월에서 2월이 되면 사망률이 급증하는 질환”, “단일 질환 사망률 1위”. 바로 뇌졸중을 말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5분에 한 명씩 뇌졸중 환자가 발생한다고 하니, 저승사자가 옆에 있는 것처럼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 같다. 뇌졸중, 흔히 쓰는 표현으로 중풍에 대해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정확히 어떤 질환인지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뇌졸중은 뇌혈관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과 혈관이 터져서 발생하는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그렇다면 한의학에서 발하는 ‘중풍’과 뇌졸중이 같은 말일까? 중풍은 갑자기 인사불성이 되어 쓰러지거나 반신불수, 구안와사, 언어장애 등이 나타나는 병증을 말하는 것으로, 바람(風)과 같이 빠르고 잘 변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바람맞았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중풍이 뇌졸중의 특징을 포함하고 있기는 하지만, 서양의학에서 뇌졸중으로 분류하지 않는 구안와사, 간질 등의 질환도 포함하고 있으므로 완전한 동의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왜 뇌졸중을 겨울에 더 주의해야 하는 걸까? 일단 날씨가 추우면 우리 몸에서는 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신 혈관을 수축하게 되고, 그러면서 혈압이 올라가기 때문에 그 자체로 뇌졸중 위험을 높이게 된다. 거기다 따뜻한 실내에 있는 동안 확장되었던 혈관이, 밖에 나가 갑자기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 과도하게 수축하여 혈압이 급상승하게 되는데, 이때 혈관 부위가 터지면 뇌출혈, 좁아진 부위가 혈전으로 막히면 뇌경색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겨울에 외출 시에는 보온에 신경 써야 하며, 특히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뇌졸중의 전조증상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두통 또는 어지러움(극심한 강도), 시력 변화(안보이거나 두 개로 보이는 복시), 균형과 조절 문제(균형을 잃거나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짐), 마비 또는 감각 변화(한쪽 얼굴 또는 팔, 다리가 마비되거나 감각이 둔해짐), 언어 및 의사소통 문제(말이 어눌해지거나 상대방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함) 등이 나타난다. 이를 잘 기억하는 방법으로 FAST 법칙이 있는데, 여기서 F는 얼굴(Face)을 뜻하며 안면마비가 있는지를 확인하라는 뜻이다. A는 팔(Arms)로 양팔을 들었을 때 한쪽 팔에 힘이 빠지고 처지지 않는지를 봐야 한다. S는 언어능력(Speech)으로 같은 단어나 문장을 반복했을 때 말이 어눌하게 나오거나 잘 나오지 않는지를 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T는 시간(Time)이다. 이러한 증상이 보이면 즉시 119를 불러 병원에 가야 한다.

그렇다면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해서 평소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기본적인 것은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등 위험인자를 잘 관리하는 것이다. 특히 고혈압은 뇌졸중 환자의 80% 이상이 가지고 있으므로 혈압 관리를 꾸준히 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 금연과 저염식, 꾸준한 운동, 절주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뇌졸중 예방에 도움 되는 혈자리에는 예풍혈(翳風)이 있다. 혈자리 이름 자체가 ‘풍을 막는다’라는 뜻으로, 귓불 바로 뒤에 튀어나온 뼈 사이에 움푹 팬 자리에 있다. 멀미약을 붙이는 자리라고 생각하면 쉬운데, 이곳을 5초간 지그시 눌러주고 마사지해 주면 안면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고 머리를 맑게 해주어 뇌졸중 및 치매 예방에 좋은 혈자리이다.

건강관리는 멀리에 있지 않다. 연말에 몰려있는 송년회에서 술과 폭식을 절제하는 것부터 실천하면 한해 마무리와 새해맞이를 건강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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