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오늘의 삶은 내일과 내생으로 연결된다
칼럼-오늘의 삶은 내일과 내생으로 연결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2.12 17:1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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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오늘의 삶은 내일과 내생으로 연결된다

항상 밝고 전망 있는 사람을 가까이하자. 비천하고, 무지한 사람을 가까이하면 오물을 가까이한 것처럼 물들고 미혹해지며, 나쁜 것을 배워 도리에 어긋난 것만 무성하게 자라난다. 내 생각을 고집하지 않고, 강요하지 않으면 다툴 일이 없어져서 인간관계가 원만해진다.

감사의 인사와 수고하셨다는 인사말을 건넬 줄 아는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다. ‘움켜쥐고 끌어당기며, 불만족한 마음이 욕심내는 탐심이며, 밀쳐내고 파괴하는 마음이 화내는 진심이다. 모든 걸 그대로 볼 줄 모르고, 이해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 어리석은 치심이다.’ 지혜롭고 정직한 사람이 자비심을 내고, 자비로운 사람이 세상을 정토로 가꾼다. 불교는 효(孝)의 종교이며 남에게 해 끼치지 않고, 남을 이롭게 하는 종교이다. 남을 이롭게 하면 나에게도 이로움이 저절로 따라온다. 남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줘도 아깝게 생각하지 말자.

주변에는 효자도 많고, 남을 배려하고, 어려운 사람을 보살피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은 자신도 많은 어려움을 겪어오면서도 “만약 남들이 나와 같이 고난에 처하면 빨리 도와주겠다!”고 서원을 한 미래의 관세음보살이다. 우리도 관세음보살님처럼 청정한 마음을 끝까지 지켜서 성불해야 한다.

우리가 태어나 성장하며 부모님과 친척에게 많은 도움 받고 살아온 그 이상을 남을 위해 베풀어주자. 자비의 신념은 우리 모두가 사람 자손이란 바른 인식에서 나온 것이며, 자비심이 최고의 지혜이다. 참된 삶은 욕심 부리지 않고 남을 이롭게 하는 것에 있다. 그걸 모르고, 내가 먼저 이익을 챙겨야 한다는 어리석음 때문에 사회가 늘 시끄럽고 끝없이 문제가 발생한다.

부부간, 부모자식 간에도 부처님 성품이 들어 있기 때문에 서로 상대를 인정해 주도록 하자.

부모는 자식들을 출생 때부터 평생을 올바른 교육을 시켜, 혼자 우뚝 설 수 있도록 독립심을 길러줘야 한다. “부모 자식 사이라도 길을 갈 때는 각자 자기 발로 걸어가야 한다.”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성인이 되어도 마냥 안쓰러워하며, 늘 가슴 미어진 것이다. 허리, 어깨 두드리며 남몰래 소리 없는 눈물을 쏟고, 고단한 인생길에서 허공을 바라보며 한숨 짓기도 한다. 그러한 부모님들을 살아계실 때는 소홀히 대하다가 세상을 떠난 후에야 부랴부랴 호들갑 떨지 말자. 부모님 살아계실 때 최선의 효(孝)를 다해드리자.

고물가시대를 극복하려면 식단부터 간소하게 하여, 버려지는 음식물이 없도록 하자. 사람 목숨을 이어주는 음식물을 함부로 버리면, 복을 받을 수가 없다. 노인 대접을 잘해드리자. 그분들은 겨울 날씨가 따뜻하면 내년 농사 걱정을 하신 분들이다. 칩거해야 할 벌레들이 집을 짓지 않는 그 작은 조짐에서, 내년에 흉년이 들 징조를 보신 것이다. 노인들은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자식들은 부모님께 효를 다해드리자.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 시간적 여유를 주고, 은은하게 지켜봐 주도록 하자. 부모의 욕망을 강요하면 자식들의 삶이 버겁고 고달파진다. 우리의 주식은 물과 밥이다. 물과 밥은 특별한 맛은 없어도, 질리지 않기 때문에 평생을 먹으며, 반찬은 바뀌어도 물과 밥은 그대로다.

물은 어머니 사랑에 비유되며, 밥은 아버지 사랑에 비유된다. 우리는 수시로 물을 찾고, 매일 일정한 시간에 밥을 찾는다. 부모님 사랑도 물과 밥처럼 변하지 않는다. 오늘의 삶은 내일과 내생으로 연결된다. 부모 자식과 나와 남이 동일체임을 자각하고, 무한한 자비를 실현해나가자. 남들이 모두 행복해지면 나도 저절로 행복해진다. 인내하며 자비심을 가득 채우면 모든 업장이 홀연히 사라진다.

그동안 효와 자비심에 대한 글을 많이 썼지만, 독자님들의 생활에 변화가 있었다면 감사한 일이고, 없었다면 필자는 헛수고한 것이어서 칼럼이 나가는 날은 필자가 참회하는 날이다. 행복한 인생은 어디에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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