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다른 눈으로 세상 읽기-촉석루 국가지정문화재 환원을 바란다
김성진의 다른 눈으로 세상 읽기-촉석루 국가지정문화재 환원을 바란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2.20 17:3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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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진주문인협회 회장
김성진/진주문인협회 회장-촉석루 국가지정문화재 환원을 바란다

촉석루의 국가지정문화재 환원 운동이 한창이다. 경남도의회 조현신 의원의 대표 발의로 대정부 건의안을 추진한다는 소식과 함께 한 향토사학자가 주축이 되어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소식을 접한 시민 중 간혹 촉석루가 국가문화재가 아니었다는 것에 오히려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다. 촉석루만큼 역사성이나 상징성을 지닌 곳이 어디 있을까 싶은데, 국가문화재가 아니라니 이 무슨 황당한 일이냐는 것이다.

촉석루가 어떤 곳이던가. 고려 공민왕 14년에 만들어진 촉석루는 평양의 부벽루와 더불어 우리나라 2대 누각이다. 임진왜란 당시 남쪽 장대로서, 군사적 요충지이자 진주대첩의 지휘 본부 역할을 한 곳이기도 하다. 문제는 현재의 건물은 한국전쟁 때 불탔다가 1960년 재건된 것이라는 것이다. 불타기 전까지 촉석루는 국보 276호로 지정되어 있었으나, 재건 후에는 경남 지방문화재 자료로 낮추어졌다가 그나마 경남지방문화재(666호)로 지정되어 있다.

촉석루는 진주 8경 중 제1경으로 개천 예술제와 유등축제가 펼쳐지는 계절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2012년 CNN에서 선정한 한국의 명소 50곳에 선정될 만큼 건축미와 풍경의 아름다움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

우리는 국보 1호로 남대문(숭례문), 보물 1호로 동대문(홍인지문)이라고 배워왔다. 이에 2년 전부터 문화재청은 1호, 2호라는 서열을 공개적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서울중심의 문화재 정책에서 벗어나는 것 같아 대단히 고무적인 생각이 들었다.

“문화재”의 사전적 의미는 인위적이거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민족적 또는 세계적 유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 또는 경관적 가치가 큰 것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국가문화재에는 국보와 보물이 있고 지방문화재에는 문화재자료와 지방문화재가 있다. 여기서 국보와 보물은 어떻게 나누며, 국가문화재, 지방문화재는 어떤 기준으로 나누는지 궁금하다.

그 기준을 찾아보니 먼저 국보와 보물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고 한다. 모두 국가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문화재이며 국보는 유형문화재 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며, 보물은 인류문화의 관점에서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문 것으로 지정된다고 한다. 국보와 보물의 지정은 문화재보호법에 근거하여 이루어진다. 이 순서는 중요도의 차이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지정 순서를 나타낼 뿐이라고 한다. 다만 관리 주체가 국가인지 지방자치단체인지를 가치성, 역사성, 상징성 등을 고려해 나눈다는 것이다. 결국 문화재도 등급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분류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불과 몇 해 전 방화에 의해 완전 소실된 숭례문이 여전히 국보 1호로 지정되었지만, 한국전쟁 때 소실되었던 촉석루는 완전히 복원한지 60년이 넘었는데도 겨우 지방문화재 자료에서 지방문화재로 바뀌었을 뿐이다. 임진왜란 3대첩의 중심인 촉석루보다 역사성이나 상징성이 큰 곳이 대한민국에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숭례문은 되고 촉석루는 안 된다는 것은 여전히 서울중심의 차별 정책이 아닐 수 없다.

혹자는 그 이유를 문화재위원에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전국에서 골고루 분포해야 할 문화재 위원이 서울 경기도가 대부분이며 지방에서는 충청도 23명, 전라도 13명 등에 비해 경남과 울산에는 단 한 명도 없다고 하니 의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부디 이런 의심이 진실이 아니기 위해서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지닌 촉석루가 국가문화재로 재등록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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