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퍼빙과 카·페·인 우울증
아침을 열며-퍼빙과 카·페·인 우울증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2.21 17:2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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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퍼빙과 카·페·인 우울증

영국 켄트대학교 연구팀(2018년)이 발표한 논문에 ‘퍼빙(Phubbing)’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는데, 이 단어는 전화(phone)와 무시함(snubbing)이라는 단어의 합성어로, 누군가와 같이 있으면서도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현상을 말한다.

‘퍼빙(Phubbing)’으로 상대에게 무례함을 보이게 되고, 관계를 소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에 대하여 분석한 연구 결과에서 사회적 불안과 우울증이 클수록 대면이 아니라 비대면인 스마트폰으로 소통하는 것이 편하다고 나타났다.

‘카·페·인 우울증’이라는 말이 있는데,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생기는 나른함에서 오는 느낌이 아니라 ‘카’는 카카오 스토리, ‘페’는 페이스북, ‘인’은 인스타그램의 각 단어의 첫 글자를 모아 만든 신조어로 앞의 세가지에서 생기는 우울증을 말한다.

카·페·인 시대에는 스마트폰과 단 한시간이라도 멀어져 보거나 떨어져 있어 보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 다른 사람들의 살아가는 세상과 삶이 궁금한 사람, 자신이 어떠한 선택을 할지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참고하기 위한 사람도 있다. 때로는 옆에 있는 같은 또래의 사람들과 대면으로 소통을 하면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고, 마음에 상처가되는 경우도 있어 스마트폰 세상의 사람과 비대면 소통이 편한 사람 등 다양한 상황으로 카·페·인을 접하고 활용하고 있다.

카·페·인 속의 세상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의 무대를 솔직하게 보이고 살아가는 사람, 실제의 자신이 아닌 미래의 자신을 위하여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싶어 만들어 낸 허상을 보여주는 사람도 있다.

스마트폰은 세계를 볼 수 있는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출입문이다. 이 출입문은 자신이 알고 있는 언어로 되어 있는 곳은 어디든지 안내를하고 있으며, 많은 것을 보여주고 간접 경험을 하게 한다.

새로운 세상을 보며, 꿈을 만들어 가고, 꿈을 키워 나가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안내하는 출입문이 있는가 하면,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는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방향으로 안내하는 출입문도 있다. 자신의 건강한 삶을 위하여 긍정적인 출입문을 선택해야 하고, 이러한 출입문의 선택은 자신의 생각과 사고방식 등으로 자신이 만들어지는 출발점의 시작이 된다.

출입문을 선택할 때 자신과 관심이 같은 부분이거나 유사한 환경의 세대, 즉 대다수 비슷한 연령대의 출입문을 열어 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되고, 그 비교를 스마트폰(Smartphone)의 의미처럼 똑똑하게 활용한다면 시너지가 생기겠지만, 그렇지 않고 카·페·인 속의 그들과 자신을 ‘좋아요’, ‘나빠요’로 비교하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게 되면 사회적 불안과 우울로 빠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퍼빙과 카·페·인을 잠시나마 멀리하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오롯이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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