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우리는 지구인이다(1)
아침을 열며-우리는 지구인이다(1)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2.21 17:29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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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국학강사
김진환/국학강사-우리는 지구인이다.

도는 무엇인가? 도는 만물이 생기고 멸하고 뭉쳤다가 흩어졌다 하는 자연법칙이자 우주의 대생명력 그 자체이다. 알기 쉽게 자연적 흐름이다. 자연의 법칙은 그냥 여기 또한 거기에 존재하고 있다. 우주의 대 생명력의 법칙은 누가 소유하고 지배할 수도 없고 거슬릴 수도 없다.

사람이 때론 실망하고 좌절하는 것은 이 도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는 믿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아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를 가지고 믿으라고 강요하는 이는 보통 사기꾼이다. 의식이 밝아지면 그냥 아는 것이다. 태양을 아는 사람과 태양을 믿는 사람의 차이는 크다. 태양을 믿는 사람은 태양 아래 절을 하지만 태양을 아는 사람은 태양열을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을 발휘한다.

쌀이 밥이 되는 이치를 아는 사람은 쌀이 밥이 되도록 기도하지 않는다. 당장 가스를 점검하고 물을 부어 열을 가한다. 마찬가지로 우주 만물도 에너지의 작용이고 인간의 깨달음과 의식의 성장도 에너지의 변화임을 알기 때문에 “깨닫게 해주십시오. 저를 바꾸어 주십시오”하고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에너지를 느끼고 기질을 좋게 바꾸면 되는 것이다.

도의 의식은 스스로 깨닫는 것이지 무엇을 믿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것, 모든 것이면서 무이기도 한 우주의 생명 에너지의 다양한 표현이라는 인식이다. 여기서 말하는 우주에 대한 사랑은 무수한 행성과 우주 공간에 널린 은하계를 사랑하라는 말이 아니다. 이 세상 만물을 생동하게 하는 우주의 자연법칙을 깨닫고 발견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의식이 도의 차원으로 가는 길이 왜 이리 힘들까? 도를 이루기 위해서는 효와 충의 강을 건너가야 하는데 효, 충, 도가 갈등을 일으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효와 충의 갈등 사례이다.

어떤 능력 있는 젊은이가 성실하고 똑똑해서 그의 부모가 좋은 직업을 얻고 경제적으로 성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이 젊은이는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는 안정되고 편안한 삶을 선택하지 않고 나라를 위하여 군대에 가려고 한다거나 지구환경 보호 운동을 하겠다고 하자, 부모가 이를 말리지 않고 “참 장하다, 잘 생각했다. 너의 선택을 응원한다”라고 말하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그 길을 가려 하느냐 하며 타이르고 꾸짖는 부모가 훨씬 많을 것이다.

충을 따르자니 효가 실망하고 효를 따르자니 충이 좌절한다. 충과 도 사이에서도 갈등은 일어난다. 국회에서 정책을 결정할 때 도라는 기준에는 안중에도 없고 그 정책이 국민 이로움을 주기에 앞서 자기의 정당에 이로운가를 먼저 생각한다. 종교에서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 일어난다.

마땅히 큰 도를 실천하고 모범을 보여야 할 종교이건만 자기가 속한 종교에 대한 지나친 충성이 모든 인류가 가야 할 평화공존의 길을 가로막고 있다. 종교 지도자들의 회의에서 서로의 관점을 존중하고 세계 평화를 위해 다 같이 협력하자고 결의해놓고 자신들의 종교가 인간 영혼을 구원할 유일한 종교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 자기 종교만이 최고라는 아집을 버리지 않는 한 종교 간의 갈등은 절대로 해결되지 않는다.

중도에서 일어나는 이런저런 분쟁은 이러한 종교의 편협성과 부조화로 인한 것이다. 차라리 종교가 없는 것보다 못하다. 전체가 공생하는 길을 도에게 길을 터주는 것이다. 효, 충, 도가 갈등을 일으키지 않고 인류가 공생·공영의 길로 행하는 것은 우리의 선택사항이다. 청소하지 않으면 더러움은 가시지 않는다. 당장 우리는 지구의 탄소를 줄이는 작업이 정말 중요한 사안인 줄 알면서도 자국의 경제적 사정을 들며 점점 더 많은 탄소로 지구를 덮어가고 있다. 안타깝게 충과 충이 종종 대립한다.

남북관계가 그러하다. 사람들은 특정 기득권층의 이익을 위해 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진정한 충이라면 도와 연결되어야 한다. 충으로써는 충이 만든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인류는 타협과 공존 조화를 선택하지 않으면 지구촌의 평화는 공허한 꿈에 불과하다. 효와 충의 대립과 갈등을 해결할 방법은 하나. 우리의 의식을 도의 의식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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