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혹한(酷寒)에 홀로 사시는 노인들의 안타까운 죽음앞에서
기고-혹한(酷寒)에 홀로 사시는 노인들의 안타까운 죽음앞에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2.27 17:2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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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곤/창녕읍 파출소장
▲ 창녕경찰서 112치안종합상황실 창녕경찰서 창녕읍파출소장 경감 김미곤.
김미곤/창녕읍 파출소장-혹한(酷寒)에 홀로 사시는 노인들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서

동지섣달 긴긴밤을 우리 선조님들은 가난하였지만, 서로를 위한 따뜻한 마음으로 추위를 이겨냈다고 한다. 요즈음 제가 근무하는 곳에서 노인분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보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좀 더 인간미 넘치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안타까운 사연을 적고자 한다.

첫째는, 부인과 3년 전 사별, 혼자 세 들어 사는 노인분으로, 치매 판정을 받고 아들, 딸 심지어 이웃 주민과도 왕래 없이 한 번씩 요양보호사가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추운 날 아침에 보호사가 할아버지 집에 방문하였는데 휴대폰, 지갑을 두고 슬리퍼를 신고 나갔다는 신고접수 후, 주변 CCTV를 확인, 새벽 2시경 내복 차림으로 도로를 걷는 모습을 확인, 인근 마을 주변을 수색하던 중, 수로에 빠져 사망한 노인을 발견하여 가족에게 인계한 사례이고,

두 번째는, 남편과 5년 전 사별, 혼자 사는 할머니로 이 분 또한 치매 판정을 받고 아들, 딸과도 왕래 없이 마을 이장과 이웃분들이 챙겨주면서 생활을 하던 중, 초저녁 어둠이 질 때 동네 주유소에 잠깐 들렀다가 집으로 귀가하던 중 승용 차량이 할머니를 충격, 현장에서 사망한 사례이고,

셋째는 20년 전 이혼, 혼자 세 들어 사는 노인분으로, 마침 그날 대구병원에 가기로 약속한 노인분의 친구가 전화해도 연락이 되지 않고, 사는 집을 모른다며 파출소에 도움을 청하여, 특정 조회로 주소지를 확인 후 방문한바, 번개탄을 피우고 자살하려는 노인을 발견, 119로 대구병원으로 후송, 소중한 생명을 구한 사례로, 이 노인분 또한 가까운 곳에 아들, 딸이 있었으나, 모두가 외면하는 상태인 것을 알게 되었다.

옛말에 환과고독(鰥寡孤獨:외롭고 의지할 곳이 없는 사람)이란 말이 있듯이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많이 있다. 특히 가장 가까운 아들, 딸 등 가족에게 버림을 받고 살고 있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 경찰은 항상 외롭고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을 잘 살펴서 이 엄동설한(嚴冬雪寒)의 겨울을 잘 넘길 수 있도록 부단한 순찰과 세밀한 관심을 두고 열심히 근무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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